금감원 “중징계 불가피”..대우측 “혐의 인정할 수 없어”..최종 결론은 증선위에서
[뉴스핌=이동훈 기자] 대우건설이 오는 7일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중징계 조치가 내려지면 대표이사 해임까지 거론될 수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은 대우건설의 4000억원대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중징계를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건설업 특성을 고려할 경우 분식회계 혐의를 벗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약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나머지 건설사들도 대우건설과 유사한 회계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3일 건설 및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7일 증권선물위원회의 사전심의기구인 감리위원회를 열고 대우건설의 회계처리 위반에 관한 제재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감리위원회는 교수 및 금융 전문가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감리위가 결정한 제재안은 다시 증권선물위원회로 넘어가 의결을 받아야 한다. 증선위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대손충당금을 고의적으로 적게 반영해 회계상 이익을 부풀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최종 결정은 감리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판가름 나겠지만 회계기준을 위반한 만큼 중징계가 불가피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2013년 12월 대우건설이 40여개 사업장에서 손실을 과소계상하는 방식으로 분식회계를 했다는 제보를 받고 특별감리에 착수했다. 대우건설 전직 임원이 제보한 것으로 2013~2017년까지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금감원은 이중 10여개 사업장에서 40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 과소계상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2014년 2월 최수현 전 금감원장이 대우건설 회계감리 인력을 2배로 늘리며 회계감리 결과가 곧 나올 듯 했다.
하지만 같은해 11월 최 전 원장이 퇴임하고 지난 1월 감리위원회를 주관하던 최진영 금융감독 전문심의위원까지 물러나자 감리위 소집이 무기한 연기됐다. 장기간 표류하던 이번 회계감리 조사는 1년 7개월 만에 감리위에 회부되며 결과 발표를 앞둔 것이다.
중징계 결정이 내려지면 대우건설은 대표이사 해임권고 및 검찰 고발, 최대 20억원 과징금과 같은 조치를 받는다. 경징계가 결정되면 경고 및 임직원 제재 등으로 수위가 낮아진다.
대우건설은 금감원이 문제 삼은 10여개 사업장의 공사손실충당금 과소계상에 대해 분식회계가 아니라는 시각이다.
일반 제조업처럼 상품이 팔렸을 때 매출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공사진행률을 계산해 매출을 인식하는 건설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
아파트 공사가 일반적으로 2~3년 걸리는 상황에서 분양률 및 인건비, 철근·시멘트 가격 등 외부 변수를 정밀하게 예측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예를 들어 100억원짜리 사업에서 공정률이 70% 진행되면 매출 70억원이 반영된다. 나머지 30% 공정 과정에서 50억원 공사원가 투입이 예상되면 20억원의 예상 손실을 방영해야 한다. 하지만 원자재값 하락, 분양률 호조 등으로 공사원가가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건설업의 특수성이 존재하는 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일반 건설사에 비해 대손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책정했고 고의적으로 손실을 과소계상을 하지도 않았다”며 “감리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예정이며 최종 제재안 결정을 지켜본 후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실제로 대우건설처럼 손실 과소계상에 따른 징계조치는 드문 경우다. 그동안 매출을 부풀려 적발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서 2005년 두산산업개발(두산건설)이 2700억원의 매출을 과대계상해 적발됐다. 중징계 조치가 내려졌다. 지난 2006년엔 현대건설도 공사수익 등 8168억원 규모를 부풀린 혐의로 경징계를 받았다.
2013년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시민단체의 고발을 받은 GS건설은 혐의를 벗었다. 경제개혁연대는 금감원에 특별감리(혐의감리)민원을 제기했다. 일시에 수천억원대 손실이 발생한 것은 분식회계 때문이란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금감원은 분식회계로 볼 만한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