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이현경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한국에서 생활한 지도 4년이 됐어요. 이제는 한국말이 더 편하더라고요. 순간적으로 생각나는 단어가 일본어보다 한국어일 때도 잦고요. 잠꼬대까지 한국말로 한다니까요(웃음).”
스무살에 처음 한국 땅을 밟은 그룹 크로스진의 테라다 타쿠야(23)가 한국에 정착한 지 어느덧 4년이 됐다. 한국에 오기 전 일본에서 모델과 연기 활동을 해온 타쿠야는 한국에서 한중일 합작 그룹 모집에 지원해 그룹 크로스진의 일원이 됐고 2012년 데뷔했다.
타쿠야는 지난해부터 사회의 이슈와 고민거리를 나누는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일본 대표로 얼굴을 비쳐 인지도를 쌓았다. ‘비정상회담’에서 1년간 몸담으며 다양한 국적의 사람을 만났고 그들과 배우며 성장했다. 그는 “매주 토론 주제에 대해 공부를 해서인지 학교 다니는 느낌으로 녹화에 참여했다”면서 “아쉽게 하차하게 됐지만 제작진, 형들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방송분을 끝으로 ‘비정상회담’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타쿠야는 그간 시청자에게 받은 사랑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더불어 ‘비정상회담’의 변화를 기대해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비정상회담’에서 하차하지만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많은 걸 배웠고 좋은 사람들은 만났죠. 그래서 형들과 제작진과 헤어진다는 데 아쉬움도 커요. 저를 비롯해 멤버 6명이 빠진 것에 대해 일부 팬들이 ‘이제 비정상회담 보지 않겠다’고 하시던데 ‘비정상회담’ 쪽에서도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었던 거니까 너무 아쉬워하지 말았으면 해요.”
“연기를 따로 배운 적은 없어요. 한국어 대사를 외우는 건 어려웠지만 제가 일본인인 점도 배려해주셨고 극중 타쿠야의 모습이 실제 저와도 많이 닮아서 편했어요. 물론 연기가 서툰 탓에 NG도 종종 냈지만요(웃음). 첫 도전 치고는 무사히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연기를 또 한번 해보고 싶어요.”
타쿠야는 극중 파트너였던 이재준과 호흡을 자랑했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기운은 자연스럽게 시너지를 냈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우정도 쌓였다. 서로 한국어, 일본어의 어설픈 발음도 알려줬고 돌발 애드리브도 미리 맞춘 듯 척척 맞아 떨어졌다. 4화에서 방송한 방귀 배틀은 알고 보니 두 사람의 깜짝 애드리브였다.
“재준이 형과 많이 친해졌어요. 시간이 나면 종종 만나는 사이가 됐죠. 현장에서는 누구보다 든든한 버팀목이었어요. 서로 일본어나 한국어 발음을 가르쳐주기도 했고 연기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고요. 무엇보다 애드리브 호흡이 참 좋았어요. 4화에서 서로 친해지는 차원에서 방귀를 트는 장면이 있었는데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아주 물 흐르듯 방귀 배틀로 이어갔죠.”
준재와 타쿠야 사이에는 미묘한 기운이 감지됐다. 직접적인 스킨십은 없었지만 여자 시청자들이 봐도 ‘심쿵’할 만한 장면이 꽤 됐다. 벽에 밀어 붙이기, 키스할 듯 말 듯한 묘한 상황 등이 남남 커플을 보는 또 다른 재미였다.
“둘이서 스킨십하는 장면도 꽤 있었죠. 처음엔 어색하더라고요. 얼굴을 맞대는 장면이었는데 코가 닿을 정도의 거리였어요. 흔하게 겪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 멋쩍기는 했죠(웃음). 동성애를 표현하는 자체도 처음엔 부담이었어요.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했고요. 그런데 재준이 형이 잘 도와줬기에 좋은 그림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저희 커플은 해피엔딩을 맞았잖아요. 아무래도 슬프게 이별하는 것보다는 좋은 결말이었다고 생각해요(웃음).”
인터뷰를 마치며 타쿠야는 올해 계획도 공개했다. 크로스진으로서는 정규 앨범을 내고 싶다는 것과 개인적으로는 연기나 예능 등 다양한 모습으로 시청자와 만나는 것이다. 쉽게 만족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타쿠야. 계속해서 전진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욕심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여기서 만족하고 안주하기 보다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집중하려고요. 저보다 앞선 사람들이 훨씬 많잖아요. 타쿠야로서도 그룹 크로스진으로도 바쁘게 찾아봬야죠. 한국에서 크로스진으로 올해 안에 한 번 더 앨범 활동을 할 예정인데요. 정규 앨범으로 찾아 뵙고 싶습니다. 지금보다 더 대중과 가까워졌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도 꾸준하게 얼굴을 비쳐야죠. 아직까지 다 보여드리지 못한 새로운 모습 기대해주세요.”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