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사곤 배터리' 최장 24시간 사용...2020년 1억대 수요 전망
[뉴스핌=정경환 기자] 손목 위 스마트폰 즉, 스마트워치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기어'를 시작으로 LG전자의 'G워치'에 이어 모토로라, 소니, 에이수스 등이 속속 제품을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애플도 '애플워치'로 경쟁구도를 달구고 있다.
이 같은 스마트워치 경쟁의 한 축은 바로 배터리다. 어느 파트너와 손잡고 한 번 충전으로 보다 오랫동안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또한, 손목시계처럼 원 모양으로 스마트워치 디자인이 바뀌는 흐름에 따라 배터리도 원형으로 개발돼야 한다.
이 경쟁에서 LG화학이 한 발 앞서나가는 성과를 거뒀다. LG화학은 28일 세계 최초로 '헥사곤(Hexagon) 배터리'를 개발, 본격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헥사곤 배터리는 육각 형태의 스마트워치(Smart-watch)용 배터리로, 기존 직사각형 또는 정사각형 모양의 제품에 비해 디자인 자유도가 높아 용량을 25% 이상 증가시킨 제품이다.
지금까지 출시된 스마트워치의 평균 배터리 수명은 16시간 안팎으로, 지난 26일 국내 출시된 애플워치 배터리 수명도 대략 18시간 정도다. 하지만, LG화학의 헥사곤 배터리를 스마트워치에 적용하면 기존 배터리 대비 사용 가능 시간이 최대 4시간 이상 늘어 한 번 충전으로 총 20~24시간 가량 쓸 수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IT 업체와 원형 스마트워치(Smart-watch)용 배터리 개발을 위한 기술 협력을 진행해 왔다"며 "계약상 고객사를 밝힐 수는 없지만, 연내 이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LG화학 `프리 폼 배터리(Free Form Battery)`. <사진=LG화학> |
헥사곤 배터리의 또 하나의 특징은 보다 원에 가까워졌다는 것.
손목시계는 90% 이상이 원형 디자인이나 스마트워치는 사각형이 대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최근 원형 디스플레이를 스마트워치 제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배터리도 원형 디자인이 필요했다. LG화학이 이 수요에 부응한 셈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 등에 따르면 오는 2016년까지 스마트워치가 전체 소비자 손목착용 기기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2020년에는 약 1억대 이상 출하될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 2013년 '스텝 배터리(Step Battery)', '커브 배터리(Curve Battery)', '와이어 배터리(Wire Battery)' 개발 이후 최근 모서리가 둥근 형태의 라운드(Round)형 배터리와 헥사곤(Hexagon) 배터리 개발에도 성공했다. 결국 '프리 폼 배터리(Free Form Battery)'를 통해 미래 IT 시장을 본격적으로 선도한다는 게 LG화학의 전략이다. 현재 LG화학은 프리 폼 배터리 분야에서만 글로벌 고객사 10여 곳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울러 LG화학은 ‘L’자형, 가운데 구멍이 뚫린 ‘ㅁ’자형 등의 배터리 신제품도 수년 내 양산할 예정이다. 이 제품들을 휴대폰, 노트북 등 IT 제품에 적용할 경우, 내부 공간 활용 극대화를 통해 기존의 ‘사각’ 배터리를 사용할 때 보다 평균 20% 이상의 용량 증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시장을 선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세상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키워가는 것"이라며 "고객의 기대와 상상을 넘어서는 혁신 제품과 신시장 개척을 통해 2018년 소형전지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소형 배터리 분야 매출을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기존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등 중대형 배터리 분야 세계 경쟁력 1위 지위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LG화학은 현재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상위 20곳 가운데 폭스바겐, 포드, 현대차, 르노, 아우디, 쉐보레, 기아차, 다임러, GM 등 13곳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중국 SUV(스포츠 유틸리티) 판매 1위 기업 장성기차(Great Wall Motor)와 배터리 납품계약을 맺은 데 이어 난징 진롱의 차세대 대형 전기버스 모델(EV)과 둥펑 상용차의 차세대 소형버스 모델(EV)에도 각각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ESS 분야 또한, 독일과 일본 그리고 미국 등에서 업무협약 및 공급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권 사장은 "세계 어느 곳에서든 누군가가 배터리를 필요로 할 때 LG화학을 가장 먼저 떠올릴 정도로 시장 지위를 확고히 함으로써 '배터리=LG화학'이라는 이미지를 굳혀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