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승환 기자] 조선업 3대 지표 중 하나인 선박 수주량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중국 선박업계의 장기 불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중국선박공업산업협회(선박협회)가 최근 발표한 통계자료를 인용, 지난 1~5월 선박업체들의 신규 선박 수주량이 786만 중량톤(DWT)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77.4% 감소했다고 23일 전했다.
선박 수주량과 함께 조선업 3대 지표로 분류되고 있는 선박 수주 잔량도 지난 5월 말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2% 감소한 1억3818만중량톤으로 집계됐다. 반면 선박 건조량은 1548만중량톤을 기록, 18.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중국 조선업은 글로벌 항운업계 침체의 영향으로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선박 건조량이 소폭 반등했음에도 수익성이 크게 하락하면서 경영 상태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1~3월 중국 88개 중점 선박기업의 영업이익은 1억7000만위안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87.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4월 들어서는 선박 매출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 감소세가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월, 4개월 간 중국 88개 선박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5.9% 감소한 18억50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876억위안 기록, 5.3% 늘어났다. 아울러 지난 5월에는 88개 기업의 선박 건조량이 확대되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증가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같은 기간 크게 감소한 선박 수주량에 주목하며 중국 조선업계의 불황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신규 선박 수주 감소로 인해 향후 선박업체들의 매출 전망이 어둡고, 조선업 침체의 주요 원인인 과다 공급 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일재경은 이날 업계 전문가를 인용, "현재 조선업계의 문제점은 글로벌 항운업계의 공급량이 여전히 수요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 것"이라며 "신규 수주량이 줄어드는 동시에 가격도 떨어지고 있어 기업의 수익구조가 악화되는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항운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건조되는 선박의 양이 많아질수록 조선업계의 경영상태는 더 어려워 진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전문가도 "지난 2008년 글로벌 조선업계가 조정흐름에 진입한 이후, 운송 적재량 과다 공급이라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저점에서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올해 한국의 선박수주량은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하나대투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까지 누적된 국내 조선소 합산 수주량은 109만8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2014년 동기(6169CGT)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날 "올해 한국의 수주량은 일본, 중국의 합계 수주량보다 50% 가량 더 많다"며 "국가별 같은기간 수주량 변화는 중국이 -78.6%, 일본이 -49.9%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