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공개시장조작에 줄곧 ‘침묵’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상하이은행간 금리인 시보금리가 이미 바닥을 치고, 저금리로 인해 유동성은 부담은 적은 상황이지만 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실물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혹은 지급준비율(지준율) 추가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 보도에 따르면, 18일 인민은행의 정례 공개시장조작 결과 발표가 있어야 했지만 시장에는 아무런 소식도 나오지 않았다. 인민은행이 무려 9주 연속 공개시장조작을 중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시장은 시보금리가 더 이상 떨어질 수 없을 만큼 떨어진 상황에서 인민은행의 공개시장조작에 연연해할 필요는 없지만, 그러나 실물경기 회복 수준이 미미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금리나 지준율 추가 인하가 시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규모 이상 산업부가가치는 전년 동기대비 6.1% 늘어나면서 2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실업률 또한 안정적 수준을 이어가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국가통계국 최신 자료에 따르면, 5월 실업률은 5.1%로 전월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중국 당국이 실업률에 따라 통화정책 기조 전환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점을 고려한다면 추가 완화조치 시행이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던 JP모건체이스는 종전의 전망을 다소 수정했다. 경제지표들이 여전히 부진하기는 하지만 하반기부터 점차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분석이다.
중앙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쥔(馬駿)은 “정책 조정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가시화하기까지는 6-9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중앙은행이 지난해 11월 말 금리를 인하한지 막 6개월이 지난 시점으로, 경제성장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 아시아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톰 올릭(Tom Orlik)은 “통화정책 완화의 긴박성이 다소 약해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존재한다”며 “중국이 올해 7%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공업부가가치가 이틀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과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계속해서 부진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고, 이는 실질 금리가 여전히 높고 신용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뜻한다는 것.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5월 중국 CPI가 전년 동기 대비 1.2%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월인 4월의 1.5%보다 후퇴한 결과로 전문가 예상치인 1.3% 상승에도 못 미친 것으로, 이로써 중국의 CPI는 4개월래 최저치로 내려 앉으며 넉 달 연속 1%대에 머물렀다.
PPI는 작년 같은 달보다 4.6% 떨어지며 시장 전망치인 4.5%를 하회했다.
톰 올릭은 “3분기에 금리인하 카드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지방정부 인프라 건설과 보장성주택 프로젝트를 지원할 맞춤형 통화정책도 반드시 동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초상은행(招商銀行) 금융시장부 고급 애널리스트 류둥량(劉東亮) 또한 지준율 및 금리 인하가 계속될 것이며, 5월 경제지표를 고려할 때 빠르면 이달 내 지준율이 인하될 것으로 진단한다.
류둥량은 “대출 규모가 7079억 위안에서 5월 9008억 위안으로, 사회융자규모 또한 1조500억 위안에서 1조2200억까지 늘어났고, 융자가 늘어남에 따라 광의통화(M2) 증가율도 연내 최저점을 벗어나는 등 5월 금융지표가 다소 개선되었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6월에도 M2 증가세가 이어지고 주민 및 기업의 중장기 대출 증가세가 유지된다면 하반기 경기회복에 유리하겠지만, 현재 실질금리가 여전히 높아 실물경제의 융자부담이 크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반드시 지준율 및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성증권(中誠證券) 애널리스트 위루(余璐)는 “중앙은행이 수 주 연속 역(逆)환매조건부채권(역 RP, 역레포) 거래를 중단하는 등 공개시장조직에 나서지 않고 있고, IPO 신주 발행•MLF 만기 도래• 하반기라는 시기적 요인 등으로 자금경색이 우려되기 때문에 이를 타개하기 위한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