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액요금제 문제 대안 없어…"통신요금 낭비 부추긴다" 지적
[뉴스핌=민예원 기자]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주부 Y씨는 휴대폰 요금을 낼 때마다 아까운 생각이 든다. 문자 메시지를 한 달에 10건도 쓰지 않지만, 미사용한 부분까지 휴대폰 요금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문자 메시지는 데이터나 음성통화로 전환이 안 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요금을 내고 있다.
이용자가 사용하지 않은 문자 메시지가 고스란히 버려지고 있어 휴대폰 이용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이를 알고도 못본척 넘어가며 통신요금의 낭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무료 모바일 메신저 사용자 수는 지난해 동안 40% 증가했고, 한 달 평균 900개 이상 카카오톡, 라인 등을 사용하면서 문자 메시지를 사용하는 이용자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에 맞춰 지난달 8일부터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로 음성통화와 문자 메시지 무료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문자, 음성, 데이터를 묶은 기존의 정액 요금제는 가입자들의 사용량에 상관없이 요금이 부과되는 구조다. 미사용한 문자메시지에 대한 비용을 돌려받을 방법이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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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용 문자가 많이 남지만 정액 요금제로 인해 전체 통신비를 지불해야 한다. 사진=독자제공> |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이통사들이 데이터 중심 요금제 서비스로 다른 정액 요금제의 불합리한 제도가 해결된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가 무제한이라고 혜택을 강조하지만, 통화량이 200분이 안되고 요금할인 등을 선택한 이용자는 기존의 정액 요금제를 쓰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이통사는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까지 요금을 책정하는 불합리한 방식에 대해 어떠한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지난 5월 27일 새정치연합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계통신비 인하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월별로 남는 음성, 문자메시지, 데이터통화량을 이월해 쓸 수 있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대책의 주요 골자다.문자메시지 이월 제도가 도입되면 한달 동안 사용하지 않은 양을 다음 달로 옮겨서 재사용할 수 있다.
문자메시지 이월 제도와는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제도를 갖춘 앱이 1~2년 전만 해도 인기가 많았다. 대표적인 앱이 ‘포인트통통’이다. 이는 남는 통화량이나 문자를 포인트로 전환해 편의점에서 물품을 사는 등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업계에선 이통사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서비스를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요금 구조상 가입자가 문자 메시지를 전부 사용하지 못하고 통신비를 지불할 경우, 요금 전체가 이통사의 수익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문자 메시지를 적립하면 앱과 이용자가 수익을 나누기 때문에 이통사가 서비스 중단을 위해 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포인트통통 관계자는 "현재 메시지 적립 서비스는 하지 않고 있지만, 이용자들이 줄었기 때문은 아니다"라며 "내부규정에 따른 중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데이터 집중 요금제가 나오면서 소비자 패턴에 맞게 요금을 골라 쓸 수 있게 됐는데, 미사용 문자를 포인트로 전환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무료 메신저 모바일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에 문자 메시지를 이월하는 제도도 요즘 트렌드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민예원 기자 (wise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