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갈까봐 '겁'나서 판다...나혼자도 흔들겠네" 종목게시판 시끌시끌
태양금속우는 지난 15일 12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장 초반 새로운 가격제한폭인 29.6%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국내 증시서 첫 상한가를 기록하며 이름을 날렸다. 이튿날인 16일에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29.76% 올라 18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동안 60% 가까이 급등한 건데 제도시행 전일 상한가를 고려하면 사흘간 수익률이 100%에 육박한다.
![]() |
태양금속우 주가 변동 추이 <자료=대신증권 HTS 태양금속우 일봉차트 조회화면 캡쳐> |
여기에는 태양금속우를 보유한 주주들에 대한 축하글 쇄도와 함께 다음 급등할 우선주를 찾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바빠보인다. 개미투자자들은 가격제한폭 확대의 가장 큰 수혜주를 '우선주'로 보고 있었다. 발행주식수와 유통물량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태양금속우의 시장 유통물량은 약 330만주다.
아이디 pjk7****는 "저가형 우선주들이 폭발하고 있다"며 "1000원에 진입했지만 5000원까지 가는 것을 보고 팔겠다"고 추가 상승을 기대했다.
이와 더불어 주가가 싼 우선주로 올라타겠다며 몇 개 종목을 추천하는 글도 흔히 볼 수 있었다. 주식정보 사이트와 종목 게시판 등에는 '우선주 4총사', '우량 우선주 시대'라는 제목이 개미투자자들을 유혹했다.
특히 우선주 가운데서도 가격이 저렴해 개미투자자들의 접근이 용이한 종목이 개미들의 이목을 끌었다. 개미투자자들이 이득을 볼 수 있도록 가격제한폭을 확대해 준 당국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절이라도 해야겠다는 투자자도 있었다.
우선주에 대한 이같은 기대감에 가격제한폭 확대 이틀 째인 16일에는 SK네트웍스우 소프트센우 등이 상한가를 터치했고 금호산업우 남선알미우 SK증권우 등 여러 우선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아무 재료없이 우선주라는 이유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이들 종목에 대한 우려의 눈길도 상당수 존재했다. 까닭없이 상한가로 올라 선 만큼 또 아무 이유없이 폭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에 지난 15일 시장에서는 수급 주체들의 관망세가 나타났다. 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대금은 제도 변경 직전 거래일보다 22% 감소했다. 특히 개인은 전날 보다 6921억원 가량 거래를 줄이기도 했다.
한 주식 정보사이트에 올라온 '수익실현 하시는 게 안전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게시된 지 2시간도 채 안돼 조회수 200을 돌파했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급락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걸 방증하는 사례다.
포털사이트 아이디 orig****는 "지금 올라타다가 -60% 맞을 수도 있다는 게 사실인가요?"라고 물었고 ldh2****는 "폭락 조심"이라며 경고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다른 이용자의 "이런 종목은 도박이랑 다를 게 없다"는 글에는 "거래대기액이 다 해봐야 5억원도 안되는 상황에서 개인 혼자서도 흔들겠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미 하루 만에 차익 실현 뒤 빠져나간다는 투자자도 있었다.
이 외에 주가 상·하한폭 확대 시행 첫 날 상한가로 직행한 계양전기우 대호피앤씨우, 그리고 오늘 상한가로 올라선 SK네트웍스우 등 또다른 우선주 종목 게시판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게시글이 우후죽순 올라왔다.
개인들은 투자 시 이같은 우려 역시 충분히 고려할 만한 문제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후 우선주나 품절주 등 시장 유통물량이 적은 주식의 경우 작은 재료에도 ±60%까지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개미들은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이후 상승할 여지가 늘어난 만큼 하락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점을 인지하고 투자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격제한폭 확대 자체가 주가를 좌우하는 재료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허문욱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격제한폭 확대와 우선주 상승과는 사실 별개의 문제"라며 "우선주는 의결권 대신 보통주보다 배당 규모가 크다는 점이 가장 큰 투자매력으로 부각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허 센터장은 이어 "주가는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과 수급 측면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며 "기업의 실적이 좋아 배당이 커질 때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 괴리 또한 크다면 충분히 투자매력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까지 적으면 조금만 흔들려도 크게 하락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