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적용받아 가격경쟁력 생겨…“하반기 효과 더 커질 것”
[뉴스핌=김승현 기자]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후 공공택지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상한제 폐지 후 분양가가 조금씩 오르는 민간택지 분양 아파트와 달리 공공택지에 짓는 아파트는 분양가 오름폭이 낮아서다. 공공택지 분양 주택에는 여전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후 수도권 공공택지 분양 아파트 청약 경쟁이 치열하다.
호반건설이 지난달 경기도 고양시 원흥지구에 공급한 ‘고양원흥호반베르디움’은 전 주택형 순위내 마감을 기록했다. 총 927가구 모집에 1758명이 청약해 평균 1.89대 1을 기록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평균 분양가는 3.3m²당 1060만원 수준이다. 지난달 분양한 주변 고양 일산 킨텍스 꿈에그린의 3.3m²당 평균 분양가는 1410만원으로 33% 가량 더 비싸다.
이 아파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공공택지 지역인 원흥지구 첫 민간분양 단지다. 한때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던 고양시에서 성공적인 청약 성적표를 받았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평가다.
이러한 인기에 따라 공공택지 분양 예정 아파트도 크게 늘었다. 이달 전국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총 4만9123가구다. 이 중 공공택지 분양 아파트는 2만8103가구다. 지난 5월 분양된 2만1292가구보다 6811가구 많다. 통상 6월은 4·5월보다 공급량이 적은 비수기임에도 5월보다 늘었다는 것이 공공택지 아파트의 인기를 반증한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평가다.
올 하반기 예정된 공공택지 분양 물량은 인기지역에 많아 공공택지 아파트의 인기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520가구), 경기도 하남시 미사지구(2427가구),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1731가구), 경기도 부천시 옥길지구(1884가구) 등에서 공공택지 아파트가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공공택지 단지 분양사무소 한 관계자는 “공공택지에 분양되는 민간아파트는 공공아파트와 달리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면서 가격경쟁력에서 우위가 있다”며 “정부가 오는 2017년까지 공공택지를 추가 지정하지 않기로 해 기존 공공택지 신규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공택지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가격경쟁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민간택지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후 실제로 분양가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
이달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981만원이다. 지난 3월 945만원에서 매달 올라 36만원 비싸졌다.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4월 기준 960만원에서 2개월동안 21만원이 더 올랐다.
지난 4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에서 분양한 '아현역 푸르지오’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040만원이다. 주변에서 지난해 5월 분양된 ‘아현 아이파크’의 평균 분양가는 1800만원이다. 1년새 13%(240만원) 오른 것.
비슷한 시기 공공택지지역인 경기 하남 미사지구는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적었다. 지난 4월 분양한 '미사강변리버뷰자이'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363만원이다. 지난해 5월 분양된 '더샵리버포레'는 1320만원으로 3.2% 정도 올랐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로 인한 가격경쟁력 효과는 하반기에 더 크게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최근 분양가가 오른 것은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효과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주택시장 분위기가 살아났기 때문”이라며 “분양가상한제 폐지 효과는 강남권 재건축 물량이 분양되는 올해 하반기에 더 확실히 드러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