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기대+위안화예금+달러/원 상승에 당국 개입등 포워드셀
[뉴스핌=김남현 기자] 외환스왑(FX Swap)포인트와 통화스왑(CRS) 1년물이 4년여만에 최저치를 경신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트라우마가 아직 남아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하락세는 자칫 우려를 자아내기 충분하다. 이들 지표가 바로 금융시장에서 달러 단기 수급사정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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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 체크> |
통상 FX스왑 포인트와 CRS 금리가 하락한다는 것은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환보유고가 바닥을 보이며 달러 부족사태를 겪었던 IMF 위기 당시에는 CRS 금리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지기도 했었다.
◇외인 투자 지속, 달러 수급 문제 아니다
전문가들은 FX스왑 포인트와 CRS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달러 수급문제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A와 B 외국계은행 스왑딜러들은 “초단기 사정을 보면 달러 수급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외국인의 국내 주식 및 채권투자가 확대되는 등 달러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9일 공개한 ‘5월 외국인 증권투자동향’ 자료를 보면 외국인은 5월말 상장주식을 1조4000억원 순매수했고, 상장채권도 3조2000억원 순투자했다. 특히 상장채권 보유금액은 105조9600억원을 기록하며 관련통계 집계이래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직전 최대치는 2013년 7월 기록한 102조9150억원이었다.
경상수지도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외환보유고 역시 풍부하다. 4월말 경상수지는 81억3570만달러를 기록, 2012년 3월부터 이어져온 흑자행진을 38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외환보유액도 5월 현재 3715억561만달러로 2개월째 사상 최대치를 경신중이다.
◇인하기대, 달러/원 상승에 당국 개입등 포워드셀<자료제공 =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전문가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대등 복합적 요인이 FX스왑 포인트와 CRS금리를 끌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CRS등 시장이 금리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하락세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최근 우리경제는 수출 부진을 지속중이다. 올들어 5개월연속 감소세를 보인데다 5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0.9%나 떨어지며 2009년 8월 -20.9% 이후 5년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심리 개선도 미약하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종합 심리지수인 경제심리지수(ESI)가 5월 현재 전월비 2포인트 떨어진 98을 기록중이다. 최근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까지 확산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5월11일 중국인민은행의 금리인하로 한풀 꺾이긴 했지만 위안화예금에 대한 관심도 여전히 영향권에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계 은행들의 고시금리가 5월들어 평균 10~20bp 정도 하향 조정되면서 금리메리트가 약화됐지만 여전히 국내 금리수준보다 높기 때문이다. 달러/원 스왑레이트보다 위안/달러 스왑레이트 하락이 더 가팔라 외국계은행 입장에서도 조달비용이 4월 250bp에서 5월 188bp로 낮아진 메리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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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 IMF, 한국은행> |
통상 FX포워드 순매수 포지션이 늘었다는 것은 선물환 매입을 했다는 의미로 스왑시장에서 셀앤바이(sell & buy), 현물환시장에서 바이 포지션을 취한다. 결국 이같은 포지션은 달러/원 상승압력으로 작용한다. 달러/원은 지난 8일 1123.30원(종가기준)까지 오르며 3월18일 1129.90원 이후 3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B외국계은행 스왑딜러는 “위안화 예금관련 물량이 꾸준한데다 수급상 선물환 셀이 많은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여러가지 복합적 요인이 있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됐을 것으로 본다. 또 강달러 영향이 반영됐다”고 전했다.
이밖에 국내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가 늘고 수출업체의 환헤지로 만성적인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실제 국제수지표상 해외 직접투자(자산)는 4월 현재 25억8980만달러를 기록중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출업체와 해외투자에 대한 환헤지가 있어 만성적인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최근엔 경상흑자도 많은데다 해외투자도 늘어나는 등 수급요인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단기쪽 금리가 미국은 펀더멘털이 좋아지면서 오르는 추세인 반면 국내는 금리인하 가능성에 지속적으로 눌리는 분위기인데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나서도 한은은 상당기간 동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