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란 핵협상 변수도 '주목'…유가 부담 늘 듯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이번 주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산유량 쿼터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유가와 이란 등 부담스런 변수들이 있지만, 석유 시장 내에서 미국이나 러시아 등의 입지 확대를 지켜보지만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3일자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시장 컨센서스로 볼 때 5일 예정된 OPEC총회에서 감산 결정이 나오지 않을 전망이라며, 이는 OPEC이 석유 시장 점유 경쟁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앞서 OPEC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등 주요 4개국이 만난 자리에서 "생산량을 동결하자는 컨센서스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또 아델 압델 마흐디 이라크 석유장관도 "현 시장 상황과 관련해 낙관론과 전반적 용인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언급했다.
CNN뉴스는 이와 관련해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과 러시아의 증산 움직임 속에서 OPEC 주요 4개국이 석유시장 내 OPEC의 입지를 보호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이 OPEC의 분명한 목표라고 분석했다. 이어 러시아와 브라질, 미국, 캐나다가 생산을 늘리는 동안 줄어들던 OPEC 점유율은 산유량 동결을 결정한 작년 11월 이후로는 유지되고 있어 OPEC의 시장 점유 노력이 현재로서는 성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4월 OPEC 12개 회원국의 일일 생산량은 3120만배럴로 공식 쿼터 상한선인 3000만배럴을 웃돌고 있다.
국제 석유시장 점유율 변화 추이. 2014년 11월 OPEC 산유량 동결 결정 이후 OPEC 점유율은 유지되는 모습. <출처 = 바클레이즈> |
◆ 이란 변수 + 유가 향방은?
이번 회의에서는 핵 협상 타결을 준비 중인 이란의 증산에 따른 영향도 논의될 전망이다.
이란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 6개국과 이달 말까지 핵 협상을 마칠 예정이며 이후에는 제재로 묶여 있었던 산유량을 일일 약 100만배럴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란은 OPEC 회원국들에 감산을 설득할 예정이지만 최종 결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즈는 이란 핵 협상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고조됐기 때문에 OPEC은 생산량 증가 전망을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톨 두바이 상품거래 담당이사 스티브 브란은 "OPEC이 현 생산 전략을 유지하는 한편 이란이 생산을 가속화하고 서아프리카 산유국 등이 생산을 이어간다면 당분간은 유가 100달러 수준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바클레이즈 분석가들은 "OPEC이 예상대로 감산 불가 입장을 반복하면 트레이더들은 롱포지션을 줄이고 유가도 하락 부담을 받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7월물은 OPEC 산유량 유지 전망으로 전날보다 1.62달러(2.6%) 떨어진 배럴당 59.64달러에 마감됐다.
현재 뉴욕시장에서 헤지펀드 투자자들은 유가 하락에 주로 베팅하고 있는 반면, 기관투자자들은 강세 쪽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공급이 너무 많은데 수요는 적다면서 국제유가가 '더블딥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제출한 반면, JP모간은 대형석유종목들이 주가가 너무 저렴해졌다면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한느 등 유가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