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후판 폐쇄 결론 아직…스피드경영 실종
[뉴스핌=황세준 기자] 총수부재 사태를 겪고 있는 동국제강이 사업 구조조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6월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동국제강은 서둘러 부실사업을 정리해야 하지만, 오너 부재가 발목을 잡고 있다.
5일 관련업계 및 회사측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현재 가동률이 저조한 후판사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포항공장(연산 190만t) 제2후판라인 폐쇄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쉽사리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전날 오후 장외공시로 "제2후판 공장의 가동중단을 검토중이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4일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도 “미확정”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동국제강은 현재 후판사업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해 후판 부문 매출액은 1조2449억원으로 지난 2012년(2조3314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후판부문 영업이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적자규모가 커 회사 전체의 현금 유동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봉형강 부문에서는 꾸준히 영업이익이 나고 있지만 후판 부문의 가동률 저하와 영업적자 발생으로 전반적인 회사 영업실적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동국제강의 한국채택국제회계(K-IFRS)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은 670억원, 당기순손실은 2299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으며, 당기순손실 폭이 131% 늘었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올해 1월 계열사인 유니온스틸과을 합병하면서 재무 개선을 노렸지만 1분기 매출액 1조930억원, 영업손실 685억원, 당기순손실 771억원으로 적자기조를 지속했다.
1분기 부채비율은 201.55%로 전년 동기 191.12%보다 10.43%p, 지난해말 177.61%보다 23.94%p 높아졌다.
후판 시장점유율 역시 감소 추세다. 지난해 후판 시장점유율은 전년대비 4%p 줄어든 21%를 나타냈다. 지난해 포항제강소 후판공장 평균 가동률은 55%에 그쳤다.
동국제강은 현재 지난해 6월 채권은행과 채결한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졸업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최근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4200억원에 매각한 것도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 차원의 조치였다.
그러나 추가적인 후판 사업구조조정이 늦어지면 시장 신뢰도 하락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동국제강은 6월 이후 올 연말까지 만기 돌아오는 회사채만 2800억원에 달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6월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조정했으며 같은 해 11월 5일에는 A-(안정적)으로 재차 강등했다 올해 3월엔 BBB+(부정적)으로 내린 상태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 2일 동국제강을 '구조조정이 시급한 기업'으로 분류한 보고서를 냈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동국제강이 최근 3년간 연결 부채비율 200%를 초과해 왔고 연결이자보상배율 역시 3년 연속 1배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동국제강은 지난달 초 장세주 회장이 횡령·도박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비상경영체제를 이끌고 있다.
관련업계는 장 부회장이 그동안 강조해 온 ‘스피드 경영, 책임경영’ 원칙에 입각해 형 대신 경영을 책임지고 사업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할 것으로 봤지만, 예상과 달리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장 부회장이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임에도 장고하는 배경으로 브라질에 추진 중인 CSP 제철소 사업을 꼽는다.
동국제강은 후판의 원재료인 슬래브를 자체 생산하지 못하는 원가구조를 개선코자 장 회장 주도하에 지난 2001년부터 브라질 고로 사업을 추진해 왔고 현재 완성을 앞두고 있다. 후판 구조조정을 단행하면 CSP 제철소 활용도가 떨어지게 된다.
CSP는 올해 9월 내화물 축조와 설비 설치를 완료하고 단계 별 시험 운전을 거쳐 12월 화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종합공정율은 80%에 육박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54억6천만달러(5조8천400억원)이다. 이 중 30억달러는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브라질개발은행(BNDES) 등이 제공하는 차입금이다.
동국제강은 자본금 중 8억달러를 부담한다. 현재까지 7억달러를 납입했고 나머지 1억달러는 2016년까지 납입한다. 차입금의 30% 인 9억달러에 대해 보증도 섰다. 후판 생산량을 줄이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CSP의 가동률 저하로 조기정상화에 걸림돌이 된다.
포항 2후판공정에 딸린 100여명의 정규직원과 300여명의 협력업체 근로자 거취문제도 첨예한 이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유니온스틸과의 합병 과정에서 60여명을 희망퇴직시킨 바 있어 추가 구조조정에 부담이 있다.
동국제강 내부적으로는 올해 안에 후판사업 정리를 결론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이들 현안에 대해 책임있는 결정을 내릴 오너의 부재로 결론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포항공장의 생산력을 당진공장으로 이전할지, 생산능력 자체를 줄일지 등에 대해 현재로선 결정된 바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지난해 6월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동국제강은 서둘러 부실사업을 정리해야 하지만, 오너 부재가 발목을 잡고 있다.
5일 관련업계 및 회사측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현재 가동률이 저조한 후판사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포항공장(연산 190만t) 제2후판라인 폐쇄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쉽사리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전날 오후 장외공시로 "제2후판 공장의 가동중단을 검토중이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4일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도 “미확정”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동국제강은 현재 후판사업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해 후판 부문 매출액은 1조2449억원으로 지난 2012년(2조3314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후판부문 영업이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적자규모가 커 회사 전체의 현금 유동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봉형강 부문에서는 꾸준히 영업이익이 나고 있지만 후판 부문의 가동률 저하와 영업적자 발생으로 전반적인 회사 영업실적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동국제강의 한국채택국제회계(K-IFRS)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은 670억원, 당기순손실은 2299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으며, 당기순손실 폭이 131% 늘었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올해 1월 계열사인 유니온스틸과을 합병하면서 재무 개선을 노렸지만 1분기 매출액 1조930억원, 영업손실 685억원, 당기순손실 771억원으로 적자기조를 지속했다.
1분기 부채비율은 201.55%로 전년 동기 191.12%보다 10.43%p, 지난해말 177.61%보다 23.94%p 높아졌다.
후판 시장점유율 역시 감소 추세다. 지난해 후판 시장점유율은 전년대비 4%p 줄어든 21%를 나타냈다. 지난해 포항제강소 후판공장 평균 가동률은 55%에 그쳤다.
동국제강은 현재 지난해 6월 채권은행과 채결한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졸업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최근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4200억원에 매각한 것도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 차원의 조치였다.
그러나 추가적인 후판 사업구조조정이 늦어지면 시장 신뢰도 하락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동국제강은 6월 이후 올 연말까지 만기 돌아오는 회사채만 2800억원에 달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6월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조정했으며 같은 해 11월 5일에는 A-(안정적)으로 재차 강등했다 올해 3월엔 BBB+(부정적)으로 내린 상태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 2일 동국제강을 '구조조정이 시급한 기업'으로 분류한 보고서를 냈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동국제강이 최근 3년간 연결 부채비율 200%를 초과해 왔고 연결이자보상배율 역시 3년 연속 1배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동국제강은 지난달 초 장세주 회장이 횡령·도박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비상경영체제를 이끌고 있다.
관련업계는 장 부회장이 그동안 강조해 온 ‘스피드 경영, 책임경영’ 원칙에 입각해 형 대신 경영을 책임지고 사업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할 것으로 봤지만, 예상과 달리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장 부회장이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임에도 장고하는 배경으로 브라질에 추진 중인 CSP 제철소 사업을 꼽는다.
동국제강은 후판의 원재료인 슬래브를 자체 생산하지 못하는 원가구조를 개선코자 장 회장 주도하에 지난 2001년부터 브라질 고로 사업을 추진해 왔고 현재 완성을 앞두고 있다. 후판 구조조정을 단행하면 CSP 제철소 활용도가 떨어지게 된다.
CSP는 올해 9월 내화물 축조와 설비 설치를 완료하고 단계 별 시험 운전을 거쳐 12월 화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종합공정율은 80%에 육박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54억6천만달러(5조8천400억원)이다. 이 중 30억달러는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브라질개발은행(BNDES) 등이 제공하는 차입금이다.
동국제강은 자본금 중 8억달러를 부담한다. 현재까지 7억달러를 납입했고 나머지 1억달러는 2016년까지 납입한다. 차입금의 30% 인 9억달러에 대해 보증도 섰다. 후판 생산량을 줄이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CSP의 가동률 저하로 조기정상화에 걸림돌이 된다.
포항 2후판공정에 딸린 100여명의 정규직원과 300여명의 협력업체 근로자 거취문제도 첨예한 이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유니온스틸과의 합병 과정에서 60여명을 희망퇴직시킨 바 있어 추가 구조조정에 부담이 있다.
동국제강 내부적으로는 올해 안에 후판사업 정리를 결론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이들 현안에 대해 책임있는 결정을 내릴 오너의 부재로 결론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포항공장의 생산력을 당진공장으로 이전할지, 생산능력 자체를 줄일지 등에 대해 현재로선 결정된 바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