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세 인상 연기·엔화약세 효과 장기간 지속 전망
[뉴스핌=배효진 기자] 이달 들어 주춤하던 일본증시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26일(현지시각)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0.12% 오른 2만437.48에 마감하며 8거래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8월 이후 최장 기간 상승세다.
도쿄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지난 14일을 기점으로 지수가 가파른 반등세를 연출하자 거품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증시의 랠리가 이번만큼은 다르다는 입장이다.
아베 켄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 주식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다음 소비세 인상 시점인 2017년 4월 전까지 이렇다 할 조정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수가 2015회계연도 마감시기인 내년 3월 말께 2만2700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지난주 공개한 투자보고서에서 "일본증시의 성적은 미국과 유럽을 웃돌고 있다"며 올해 말 증시가 2만1700선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엔화 약세에 힘입어 일본 경제의 체력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점이 증시의 상승동력으로 꼽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내세운 완화적 통화정책인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엔화는 주요국 통화 대비 약세로 돌아섰다. 통화 약세에 수출경쟁력이 제고되며 기업들의 실적은 대폭 개선됐다. 실적이 개선된 기업들이 고용과 주주환원, 투자에 돈을 풀면서 일본 경제 전반도 개선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물경제의 뚜렷한 회복세에 주가도 호응하고 있다. 주가는 올 들어 심리적 저항선인 2만선을 돌파했다. 이어 지난 22일 도쿄증시 상장기업들의 시가총액은 591조3000억엔을 기록, 일본의 자산거품이 최고조에 달했던 1989년 12월의 590조900억엔을 추월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 한해 일본 기업들에 대한 전망 역시 청신호다.
골드만삭스는 엔화 약세 효과로 올해 일본 기업들의 주당순이익이 2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미국과 유럽 기업들은 각각 8%, 5%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주주환원도 꾸준히 증가해 전년 대비 25% 증가한 16조3000억엔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 과열 경계감이 일어 단기적으로 저항선에 부딪힐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사토 히카루 다이와증권 선임기술애널리스트는 "지수는 빠르면 이번 주 중반께 저항선인 2만800선에 진입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다이와도 일본 증시의 장기적 상승세에 대해서는 장밋빛 전망을 펼쳤다. 다이와는 증시가 오는 7월을 기점으로 랠리를 재개해 9월 말에는 2만2500선을 돌파할 것으로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