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엔미디어에서 제작하는 SBS `아빠를 부탁해`와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SBS 편성 변경으로 일요일 주말 4시50분 동시간대 방송한다. <사진=SBS, KBS> |
[뉴스핌=이현경 기자] SBS ‘아빠를 부탁해’와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일요일 오후 4시50분에 방송하는 예능프로그램이다. 문제는 동시간대 방송하는 두 프로그램이 KOEN MEDIA(코엔미디어)에서 제작하고 있어 집안싸움이 난 모양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아빠를 부탁해’가 맞대결 구조가 된 이유는 SBS의 편성 조정이었다. 올해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인 ‘아빠를 부탁해’(2부작)는 첫회에서 시청률 13.5%(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성원에 힘입어 ‘아빠를 부탁해’는 정규 편성돼 지난 3월 21일 본격적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매주 토요일 밤 8시45분에 시청자를 찾았으나 불과 한 달만에 편성이 변경됐다. 지난 4월 26일을 시작으로 ‘아빠를 부탁해’는 일요일 오후 4시50분으로 시간대를 옮겼다.
SBS가 ‘아빠를 부탁해’가 편성 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앞서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아빠를 부탁해’가 적격이라는 판단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SBS 내부에서도 편성 변경에 대한 이유가 갈렸다.
SBS 편성기획 팀장과 홍보팀 측은 “시청자가 가장 우선이나 편성 기준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상황을 봤을 때 당시 SBS에 신설되는 예능프로그램에 ‘썸남 썸녀’ ‘아빠를 부탁해’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가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일요일이 좋다-K POP스타4’의 종영으로 주말 오후 5시 시간대 방송이 빈 상황이었다. 주말예능이기 때문에 가족 프로그램에 가장 가까운 ‘아빠를 부탁해’를 일요일 4시50분으로 재편성했다”면서 “‘동상이몽’이 편성되면 다음 코너인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MC 유재석의 출연이 겹친다. MC 김구라 또한 동시간대 방송하는 MBC ‘복면가왕’에 출연 중이라는 점도 편성에 고려했다”고 전했다.
한편 SBS 이창태 예능국장은 ‘아빠를 부탁해’의 본 편성은 주말시간대로 예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태 국장은 “원래 ‘아빠를 부탁해’는 주말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한 달간 토요일에 편성됐던 이유는 SBS 주말드라마가 없어져 공백이 생겼고 프로그램 정규 편성을 빨리 진행해야하는 상황이라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창태 국장은 프로그램이 편성에 있어 외주제작사의 프로그램이 고려 기준은 될 수 없다고 했다. 이창태 국장은 “시청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으나 시청자의 반응이 주말 편성으로 쏠린 것으로 보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편성팀에 문의해라”라며 말을 아꼈다.
‘아빠를 부탁해’의 편성 변경으로 같은 제작사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이 동시 방송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편성은 방송사의 권한이다. 정부의 어느 권력도 침해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창태 국장은 “방송은 시청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시청률 결과에 상관 없이 질좋은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애써야 한다. 그 점이 제작자의 의무”라며 “외주제작사와 달리 방송사는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빠를 부탁해’와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제작하는 코엔미디어 측은 “코앤 내부에서 만든 두 프로그램이 공중파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제작사의 편성 권한에 대해서는 “발언권이나 영향력이 없다. 방송국의 결정에 전적으로 따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빠를 부탁해’와 ‘슈퍼맨이 돌아왔다’ 모두 일요일 저녁 시간대 편성돼 있다. 주말 예능프로그램은 방송국의 대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이 점에 의의를 두고 제작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방송관계자들은 방송사가 '갑', 외주 제작사를 상대적인 '을'의 입장으로 보고 있다. 전적으로 편성은 방송사의 몫이다. 편성에 따라 방송의 수익이 결정되는 이유도 있다.
편성 변경 이후 시청률이 떨어진 ‘아빠를 부탁해’에 대해 방송사 측은 현재 정착 단계로 보며 위기로 단정짓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편성 변경으로 이미 시청자와 제작진도 두 번의 혼란이 있었다. 일요일로 시간대가 바뀌면서 일부 토요일 시청자에게 혼선이었고 외주 제작진도 마찬가지였다. 고심 끝에 내린 편성 변경이 방송사 측의 입장대로 시청자를 위한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