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외형 성장했지만 R&D 투자로 영업익↓…다국적사 상품 박리다매도
[뉴스핌=김지나 기자] ‘리베이트 투아웃제’ 이후 상위 제약사들의 마케팅비가 전반적으로 줄었지만, 수익성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신약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형 제약사 7곳 대부분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유한양행과 동아에스티를 제외하고 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LG생명과학 등은 영업익이 감소하거나 적자전환했다. 한미약품은 매출이 2147억원으로 17% 증가했지만, 영업익은 88% 줄어든 2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대웅제약은 매출 1919억원으로 13% 신장했지만 영업익은 1% 감소한 147억원, 종근당은 매출은 6% 증가한 1473억원, 영업익은 20% 떨어진 123억원을 거뒀다.
매출이 성장한 것은 자체 의약품 뿐 아니라 다국적제약사의 의약품의 영업을 대행하는, 이른바 상품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지난해 7월 리베이트 투 아웃제 실시, 내수시장 정체 등으로 인해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널약을 도입해 판매하는 경향이 다소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복제약에 비해 오리지널약은 비교적 영업이 수월한 편이다.
영업익이 역신장한 것은 신약 R&D에 투입비용을 확대한 것이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형 제약사들은 내수한계를 극복할 신약 개발에 투입하는 R&D 비용이 매출액 대비 최소 10%에서 많게는 20%에 달한다. 지난해 경우, 한미약품은 매출액의 20% 달하는 1525억여원을, LG생명과학은 매출의 19%에 이르는 802억원을 투자했다.
정보라 동부증권 연구원은 "리베이트 규제정책 영향으로 전체적으로 마케팅비가 줄었지만 R&D에 비용을 늘리면서 영업익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간혹 마케팅비는 줄었는데 R&D 투자비용이 높지 않아 영업익이 늘어난 효과를 얻은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R&D는 갈수록 강화하는 추세이지만 매출 정체를 타개할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없다보니 목표 실적을 맞추기 위해 오리지널약인 상품을 박리다매 영업해야 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대형 제약사 관계자는 “다국적제약사 상품은 일반적으로 마진율이 낮은데 최근 1년 사이 대형제약사 뿐 아니라 중견제약사까지 도입 경쟁이 치열해져 마진율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며 “이익을 남기기 위해 상품을 최대한 많이 팔다보니 외형 늘어나는데 이익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