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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장 "조정역할은 필요하지만, 지금 금감원으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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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시중은행장, 금감원 개입근거 기촉법 반영 인정...독립성 강화는 한목소리

[편집자] 이 기사는 지난 5월 8일 오전 11시 25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노희준 기자] 전현직 시중은행장들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금융감독원의 조정 근거를 두는 것에 대해 대체로 필요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전제조건으로 금감원 독립성 확보, 채권단의 자율성 보장, 외압 배제 등이 수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8일 전현직 은행장 7명(전직 행장 1명 포함)은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금감원의 조정 불가피성을 인정했다(뉴스핌 1일 '[단독] 워크아웃 금감원 개입, 채권단 50% 요청하면 가능해진다' 기사 참고) . 뉴스핌이  기촉법에 금감원의 개입방안을 두는 것에 대해 전화로 인터뷰하자 일부 행장은 장단점만 간략히 말하면서 중립적인 스탠스를 취했고, 또 다른 행장은 극구 언급을 꺼리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A 행장은 "이해관계가 달라 감독기관이 조정하지 않으면 구조조정이 죽도 밥도 안 된다"며 "경남기업 같은 무리한 개별 건이 있다고 전체 금감원의 역할을 못 하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B 행장도 "현실적으로 각 채권기관의 자율에 맡기면 합의도출이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경남기업 워크아웃 사태로 금감원 역할이 위축되면서 이미 구조조정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C 행장은 "경남기업 사건으로 금감원에서 섣불리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니 워크아웃이나 자율협약을 진행해왔던 기업의 구조조정 절차에서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동조선해양의 자율협약이 난항을 겪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 민감한 행장들...장단점만 기계적으로 말하고 극구 언급 꺼리기도
 
하지만 또 다른 행장들은 기계적 중립으로 중립적인 의견을 표시하거나 아예 이해해달라며 답변을 극구 거부하기도 했다. 이들은 관련 은행 관계자의 해석에 견줘 봤을 때 금감원의 구조조정 개입 근거를 두려는 움직임에 사실상 부정적인 쪽으로 이해된다.

D 행장은 "장단점이 다 공존한다"며 "(금감원 조정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신속히 결정할 수 있지만, 시장경제가 배제된 관치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중재할 때 시중은행이 반대할 수 있겠느냐며 '제2의 성완종'이 당국에 로비를 행사해 공적관리를 빙자해 채권단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라고 해석했다.

E 행장은 "여러 가지 생각이 있지만, 코멘트 하고 싶지 않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 은행의 한 임원은 "채권단 조정역할은 필요하지만, 신뢰를 얻는 기관이 해야 한다"며 "임기보장도 안 되는 금감원장이 한국은행 총재 정도의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구조에서는 정작 필요한 조정기능을 할 수 없다. 경남기업은 조정이 아니라 압력을 넣은 사례"라고 비판했다.

◆ "금감원, 외부압력 배제하고 제한된 조정자 역할에 그쳐야"

실제 금감원 역할을 인정한 행장들도 금감원은 투명성이 보장된 상황에서 제한된 조정역할에 그치고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B 행장은 "외부 압력을 배제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기록으로 조정근거를 드러내야 한다"고 했다. C 행장도 "어떤 장치를 둬서라도 채권단 자율성은 보장해야 한다, 금감원은 조정자 역할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F 전(前) 행장은 아예 금감원 개입 근거를 두는 데 부정적이다. 구조조정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감독당국의 개입이 정당화될 수 있느냐는 사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사전적으로 정당화되는 사안이라도 금감원 개입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을 때는 손을 놓고 있겠다는 것이냐, 결국 운영상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진웅섭 금감원장 체제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도 있다. G 행장은 "과거 감독당국의 좋지 않았던 개입 선례 탓에 시장에 트라우마가 있다"면서 "금감원장이 금감원을 많이 바꾸려고 하고 있고 구조조정은 적기에 이뤄져야 하기에 제한된 영역에서 금감원에 책임과 권한을 같이 주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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