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담보 기업 여신 2008년 이후 5배 급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부동산 시장이 중국 금융시스템에 커다란 위협 요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이 대폭 늘어난 가운데 가격 하락과 디폴트 상승이 맞물리면서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현지시각)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오피스 빌딩을 담보로 한 중국 기업의 은행권 여신이 2008년 이후 5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 같은 기간 주거용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은 3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위안화[출처=AP/뉴시스] |
지난달 중국 건설 업체의 해외 채권에서 첫 디폴트가 발생한 가운데 70개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1년 이상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어 부실 여신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피치는 경고했다.
피치의 잭 위안 애널리스트는 “기업 여신 가운데 부동산 담보 대출이 급증하고 있어 은행을 위기로 몰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치의 조사 대상인 중국 은행권이 집행한 전체 대출 가운데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의 비중이 40%에 달한 상황이다. 또 대출을 포함한 전체 신용라인을 기준으로 할 때 부동산 여신은 60%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4조위안에 이르는 대규모 부양책을 시행하면서 상당 규모의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됐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일부에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이 연초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지급준비율을 하향 조정하는 등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고, 부동산 거래 역시 활발하다는 얘기다.
호주뉴질랜드은행그룹의 오웬 갈리모어 신용 전략가는 “중국인민은행이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해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최근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피치는 은행권과 건설 업계가 부동산 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맞아떨어지길 기대하고 있지만 여신이 과도하게 늘어난 가운데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경계감을 높일 때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