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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사이코패스 권재희 역을 맡은 배우 남궁민 <사진=SBS `냄새를 보는 소녀` 방송캡처> |
[뉴스핌=이현경 기자] 사이코패스(Psychopath) : 반사회적 인격 장애. 사이코패스의 특징은 평소에는 범죄를 저지를 만한 기질을 보이지 않다가 범행을 통해 드러낸다.
최근 시청자의 관심을 산 드라마에는 사이코패스 캐릭터가 등장했다. 최고 시청률 28.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한 SBS ‘별에서 온 그대’를 비롯해 tvN ‘갑동이’ OCN ‘나쁜 녀석들’에서도 사이코패스 캐릭터가 드라마의 큰 줄기였다. 이어 현재 방영 중인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도 바코드 연쇄살인사건에 대해 파헤치며 상승세다. 드라마의 흥행과 사이코패스 캐릭터의 등장은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CJ E&M에서 ‘갑동이’와 ‘나쁜 녀석들’을 기획한 강희준PD는 사이코패스 캐릭터가 드라마에 쓰이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는 “수사물에서는 선과 악이 대립되는데 악의 인물이 강력해야 한다. 그중 사이코패스가 절대 악”이라며 “경찰 범죄 기록에 따르면 사이코패스는 연쇄 살인을 저지르기 때문에 가장 잔인한 범죄자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사이코패스는 극의 반전을 선사한다. 사이코패스는 죄를 지어도 죄책감이 없고 범죄를 저지를 때에만 상대를 위협하는 기질이 드러나기 때문에 주변인들은 쉽게 사이코패스를 찾을 수 없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사이코패스의 정체를 알아가는 과정이 드라마를 보는 흥미로운 장치가 된다.
이에 대해 김희준 PD는 “예를 들어 '갑동이'에서 이준이 연기한 류태오는 사이코패스가 아니다. 주변인들이 쉽게 그가 '사이코'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단지 갑동이의 카피캣에 불과했다”며 “실제 범인은 아무도 범죄자로 예상하지 못한 하무염(윤상현)의 측근이자 형사인 차인혁(정인기)였다. 차인혁같은 인물이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효과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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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 `나쁜녀석들`에서 사이코패스 이정문 역을 맡은 배우 박해진과 tvN `갑동이`에서 뒤늦게 사이코패스로 드러났던 차인혁 역의 배우 정인기 <사진=CJ E&M> |
극중 사이코패스의 등장은 드라마의 효과적 장치로 충분하다. 여기에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는 배우의 힘이 받쳐지면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탄생될 수 있다. 그렇다면 범죄자인 사이코패스 캐릭터에 어울리는 배우의 조건은 무엇일까. 김희준 PD는 “경찰 사건 기록에 따르면 사이코패스는 주로 자신의 집 주변에서 범죄를 일으킨다. 그래서 동네에서 쉽게 볼 수 있거나 정감 있는 이미지의 배우를 캐스팅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SBS ‘별에서 온 그대’의 이재경(신성록)은 천송이(전지현)의 측근이었다. 또 tvN ‘갑동이’에서도 하무염의 친한 형이었던 인간미 넘치는 차인혁이 범죄자인 것으로 드러나 반전재미를 줬다. OCN ‘나쁜 녀석들’의 박해진, SBS ‘냄새를 보는 소녀’의 남궁민은 선한 인상으로 그간 드라마에서 따뜻한 캐릭터를 맡았다. 그런 이들이 자상한 면과 동시에 전혀 다른 얼굴을 감춘 사이코패스를 맡아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이 드라마 속 사이코패스의 등장은 극의 흥미를 보다 쉽게 유발한다. 드라마 속 극적인 장치로 제작진들의 관심을 받는 사이코패스 캐릭터가 계속해서 흥행 공식으로 남을 수 있을지는 ‘냄새를 보는 소녀’를 통해 지켜볼 일이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