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가격 20% 이상 하락..소비자물가 상승률 월평균 1.1~1.3%↓
[뉴스핌=정연주 기자] 최근 가파른 국제유가 하락의 2차 파급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1차 파급효과는 진행 중으로, 올해 3월까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월평균 1.1~1.3%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제품 및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의 가격 하락을 통해 국내 소비자물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1차 파급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기대인플레이션과 근로자 임금 등을 통해 국내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2차 파급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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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한국은행> |
1차 파급효과를 보면,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류 가격이 올해 3월까지 전년동월대비 20% 이상 하락함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월평균 1.1~1.3% 포인트 하락시키는 직접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효과는 국제항공요금, 도시가스요금 등 석유류의 원가 비중이 높은 일부 품목에서 나타나고 있으나 섬유제품, 수산물 등 석유류 투입비중이 높은 여타 품목에서는 아직 실제 가격 하락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국제항공요금은 유류할증료의 연이은 인하로 하락폭이 커졌으며 도시가스요금(소비자물가지수 기준)도 금년 1월과 3월 각각 전월대비 5.5% 및 8.4% 인하됐다.
반면 한은은 2차 파급효과가 기대인플레이션 추이 및 계량분석 결과 분석 결과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2차 파급효과란 석유류 가격을 포함 일반적인 다른 물가 수준까지 낮아지는 것을 말한다.
국제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2%대 중반 수준, 근원인플레이션이 2%대 초반 수준을 각각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구조모형을 이용한 분석 결과,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제유가 변동의 기대인플레이션 경로를 통한 소비자물가 인하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한은은 2차 파급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적다고 전망하면서도 저유가 장기 지속 여부, 기대인플레이션 변동을 지켜보면서 지속적으로 2차 파급효과 발생 여부를 점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보는 "1차적인 효과는 물가에 반영됐고, 2차 파급효과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나타날 가능성도 적다"며 "경기가 현재 완만하나마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고 국제유가 급락 효과는 하반기 이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물가는 기저효과때문이라도 올라갈 수 있으며 국제유가도 최근 소폭 반등하고 있다"며 "다만 확률상 (2차 파급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니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윤 부총재보는 세간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과장됐다는 진단도 내놨다.
그는 "디플레이션이란 것은 물가가 광범위한 품목에 대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것"이라며 "디플레이션 현상은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았고 앞으로도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디플레이션 우려는 과장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저성장·저물가 장기화에 대한 우려는 하고 있지만, 디플레이션과 같은 표현으로 공포감을 유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