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원 합동연설…침략전쟁 사과 없이 미국엔 "깊은 사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9일(현지시각) 미국 상하원 의회 합동 연설에서 미국에만 머리를 숙였다. 관심이 집중됐던 위안부 문제와 침략전쟁에 대한 사죄와 반성은 없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9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고 있다. 아베 뒤로 조 바이든 부통령(왼쪽)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출처=AP/뉴시스> |
한국이 사죄를 요구해왔던 위안부 문제는 입에 담지도 않은 채 현 시대에 여성들이 인권 학대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실현해야 한다며 이슈를 피해갔다.
아베 총리는 연설 내내 침략전쟁이란 말 대신 '우리의 행동'이라는 표현을 쓰며 과거에 대한 반성의 태도는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일본이 80년대부터 한국과 대만, 아세안 국가들의 발전과 이후 중국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에는 가슴 깊은 반성의 뜻을 전했다.
아베 총리는 연설에 앞서 워싱턴DC 내셔널몰 내 2차 세계대전 기념물 '자유의 벽'을 방문해 당시 젊은 미국인들의 잃어버린 꿈과 미래를 떠올렸다며 "깊은 회개의 마음으로 묵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과 일본 국민을 대신해 2차대전서 숨진 모든 미국인의 영혼에 깊은 경의와 영원한 위로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또 새 방위협력지침을 통한 미·일 동맹의 격상을 강조했으며,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해 올 여름까지 안전보장 관련 법안을 꼭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아베 총리 연설을 두고 일부 미 의원들 사이에서는 비판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역사적 정확성은 물론이고 지정학 안정 차원에서도 일본 정부가 좀 더 적극적인 (사죄의)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도 아베가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논쟁적 문제들을 모호한 표현으로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