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A주가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리스크에 대한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신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기는 뜨거운 반면 대주주와 기업체 등 대형 투자자들은 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어 불마켓이 터닝 포인트를 맞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 보도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와 대형 투자자의 적극적인 투자 공세 속에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3월 이후 무려 1000포인트 이상 폭등했으나 최근에는 대주주를 중심으로 한 산업자본의 증시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의 재무 정보 제공 업체 윈드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올 들어 A주 시장에서는 매도세가 강세를 보이면서 연내 주간 매도 규모가 매수 규모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지난 18-24일 A주 시장의 순매도 규모는 272억 위안으로 연내 주간 매도 규모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1월 17-23일 주간 유통시장의 누적 순매도액은 216억 위안이었으며, 금융주의 매도세가 특히 두드러지면서 이 분야의 매도액은 100억 위안을 넘어섰다.
지난주(20-24일) A주의 업종별 거래 상황을 살펴보면, 소프트웨어 및 설비 업종의 매도액이 116억9000만 위안으로 전 업종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고, 소매업종이 40억 위안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가장 많은 매수 물량이 몰린 부동산 업종 또한 실제 매수 규모는 1억5600만 위안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사 주요 주주들의 지분 축소 또한 눈에 띈다. 제일재경일보가 인용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4일 고위 관리자 및 대주주가 지분을 축소하거나 늘린 횟수는 전주 대비 각각 97.73%, 19.2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들이 지분을 늘린 횟수의 전기대비 증가율은 -57.14%를 기록했으며, 지분 축소 횟수는 오히려 91.3% 늘어났다.
또 1월 3일부터 4월 24일까지 모든 개별 종목의 지분 확대 및 축소 통계를 보면, 상장사 고위 관리자 및 주주의 누적 지분 축소 횟수는 2098회에 달한 반면 지분 확대 횟수는 482회에 머물렀다. 이와 함께 주주 자격으로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 역시 1160회에 걸쳐 지분을 축소했으며, 지분을 늘린 경우는 136회에 그쳤다.
대형 투자자들의 지분 축소가 이어지면서 A주의 불마켓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반면, 불마켓에서 대형자본의 이탈은 당연하다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신(國信)증권 애널리스트 옌리(閆莉)는 “시장 주체 및 각각의 자금 특징에 따라 개인투자자는 소액 거래(小單), 대형 투자자는 중형 거래, 주주를 대표로 하는 산업자본은 대형 거래 혹은 특대형 거래로 볼 수 있는데, 2012년 이후 소형 거래는 ‘순매수’, 대형 거래는 ‘순매도’가 일반적이었던 반면 중형 거래 및 특대형 거래는 고정적이지 않다”며 “그러나 2014년 이후부터는 중형 거래가 순매수 상태, 특대형 거래가 순매도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옌리는 또 “2010년 이후 63개월 중 특대형 주문이 순매도를 기록한 개월 수는 12개월이었고, 이 중 9번에 걸쳐 대응 지수가 단계별 저점을 기록한 데서 알 수 있듯 산업자본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특대형 주문이 시장 ‘지시등’ 역할을 한다”며 “올해 1-3월의 증시 상황을 보면 1-2월의 활황세는 소형 주문과 특대형 주문에 의한 것이었지만 3월 이후에는 중심이 소액 거래와 중형 거래로 전환하고 대형 및 특대형 주문은 계속해서 순매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옌리에 따르면, 3월 A주 전체의 자금 이탈규모는 5277억 위안으로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소형거래와 중형거래는 각각 3417억 위안, 1859억 위안으로 순매수세를 보였지만, 대형거래 및 특대형 거래는 각각 -2540억 위안, -2736억 위안으로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즉, 개인 투자자의 증시 투자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지만 기관 투자자들은 더욱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고, 주주 등은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 매도로 전환하면서 향후 증시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증시가 단계적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옌리의 분석이다.
반면 은하(銀河)증권 애널리스트 쑨젠보(孫建波)는 “주가가 올랐을 때 차익 실현을 위한 산업자본의 주식 투자 축소는 결코 낯선 일이 아니다”며 “과거 경험을 보아도 산업자본의 대규모 지분 축소는 주로 주가가 올랐을 때 이루어졌지만 그렇다고 증시의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쑨젠보는 그러면서 “A주 거래량이 계속해서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데이터로 앞으로를 예측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현재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이긴 하지만 어느 포인트가 최고점일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향후의 증시에도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