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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폰 시장으로 변한 테크노마트..소비자는 ‘동남아人’

기사입력 : 2015년04월23일 13:34

최종수정 : 2015년04월23일 13:34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최신폰 → 중고폰 판매…外사업자도 등장

[뉴스핌=김기락 기자]  “한국인지, 동남아인지 구분이 안 된다”

최근 휴대폰을 구입하기 위해 서울 강변역 테크노마트 6층을 방문한 이 모 씨는 “휴대폰 매장에 한국 사람 보다 동남아 사람들이 훨씬 많다”며 의아해했다. 중고폰을 사려는 동남아 등 외국인들로 매장이 북적였기 때문이다.

강변 테크노마트 고주원 상우회장은 23일 “지난해 10월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국내 휴대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대적으로 중고폰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었다”며 “외국인과 한국인 손님 비율은 9:1 정도로 한국 사람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되면서 최신 스마트폰 판매가 어려워지자, 휴대폰 매장이 궁여지책으로 중고폰 판매에 나서고 있다. 고 회장은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판매점들이 폐업하거나 중고폰 판매점으로 전락했다”며 씁쓸해했다.

그에 따르면 집단상가인 테크노마트 220개 휴대폰 매장 중 중고폰을 판매하는 곳은 90여곳으로, 단말기유통법 시행 전 10여곳에 불과한 중고폰 매장이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뉴스핌 자료사진>
외국인들이 중고폰을 사는 이유는 이를 재판매해 쏠쏠한 이득을 얻을 수 있어서다. 국내에서 중고폰을 산 뒤 해외에 팔면 2배에서 많게는 3배까지 돈을 버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중고폰 판매에 재미를 붙여 아예 판매점을 차린 경우도 있다.

휴대폰 판매점을 내려면 ‘사전승낙서’를 발급받아야 하지만 중고폰 판매점은 사전승낙이 필요없다. 사전승낙은 단말기유통법에 따라 휴대폰을 판매하려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업자의 승낙을 받는 제도다.

중고폰 가격대는 보통 5만~30만원대다. 외국인들이 중고폰을 사서 현지 국가로 들어가 판매한다. 국내 제조사들은 스마트폰을 공장에서 국가잠금장치(Country lock)을 해제 후 출고하기 때문에 해외에서 현지 유심(USIM)만 끼우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고 회장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공부하러 왔다가, 중고폰 아르바이트해서 돈 벌어 판매점을 차린다”며 “상당히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고폰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사업자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단적으로 강변 테크노마트에 외국인이 직접 운영하는 매장은 지난해 1~2곳에 불과했으나 최근 15개로 늘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래부와 방통위 등 정부가 중고폰 활성화 등을 통해 가계통신비 절감에 나섰으나 최신폰 및 프리미엄폰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패턴과 이통 시장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라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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