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반등 완만하고 변동성은 높을 전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 폭락으로 인한 글로벌 석유 업계의 감원이 1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감원이 공식 통계 수치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고,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얘기다.
유가 하락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셰일 생산이 정부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 굴착 장비[출처=신화/뉴시스] |
유전과 가스전 탐사 및 시추를 포함해 관련 업종을 광범위하게 포괄한 미국의 에너지 업계 고용 역시 지난해 9월 33만760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1만2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상장 유전 서비스 업체인 FTS 인터내셔널은 194명의 직원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자회사인 유전 장비 업체 루프킨 인더스트리 역시 149명의 직원을 감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연초 이후 루프킨의 감원 규모는 426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유전 서비스 업체인 베이크 휴스에 따르면 미국 유전과 가스전의 굴착 장비의 가동률이 올들어 46% 급감, 5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데다 유가의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만큼 관련 업계의 감원은 앞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데 전문가의 의견이 모아졌다.
이와 별도로 미국 셰일 업계의 생산 규모가 가파르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하락에 따른 감산이 이미 예상했던 현상이지만 정부의 전망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감산을 거부한 지 5개월이 지난 가운데 미국 셰일 업계의 이달 감산 규모가 201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석유 업계를 겨냥한 OPEC의 공격이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국 전체 석유 생산량 가운데 셰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절반에 해당한다. 셰일 유전의 감산이 큰 폭으로 줄어들 때 전반전직 산유량의 감소 역시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스티펠 니콜라우스의 마이클 샬라 애널리스트는 “OPEC의 의도가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 하락이 과잉 공급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국제 유가의 강력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코노코 필립스의 라이온 랜스 최고경영자는 “앞으로 국제 유가는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지극히 완만한 상승을 보이는 데 그칠 것”이라며 “하지만 시장 변동성은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셰일 업체인 EOG 리소시스는 연말까지 미국의 원유 생산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2분기와 3분기 사이 산유량 증가 추이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