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속보

더보기

[재계노트] '왕의 귀환' 갤럭시S6·K5 승부수는 '디자인'

기사입력 : 2015년04월03일 14:38

최종수정 : 2015년04월13일 10:01

빅히트 제품 이후 디자인 변화 둔감…초심으로 돌아가 고민

[뉴스핌=이강혁 기자] 지난해 실적 하강 국면으로 어려움을 겪은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가 초심으로 돌아갔다. 상품화의 기본인 '디자인 경영'을 다시 강화하는 분위기다. 한동안 외양(外樣)보다는 기술 혁신에 주력해 왔던 모습과 사뭇 다르다.

디자인을 고민한다는 것은 철저하게 소비자 관점으로 돌아가 원점에서부터 혁신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질(質)에서 격(格)으로의 전환을 위해 '소비자 품격'이라는 진리를 새삼 절감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가 주력 제품의 빅히트 이후 다소 안일하게 대응한 디자인 경영을 다시 승부수로 꺼내든 것은 위기의 해결책이자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변화의 시작이다.

경영 그루(Guru)인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3년에 한 번씩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정의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합하지 않는 것은 깨끗이 정리해야 한다"고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관련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삼성과 현대차가 기술 자신감으로 혁신을 위한 혁신에 집착하다보니 소비자들이 단순한 구매 이상의 요구가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었다"며 "국내 대표 상품인 스마트폰과 자동차의 디자인 승부수는 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5 참패 뒤 원점에서 디자인 고민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디자인 경영 움직임은 이제 막 시장 공략에 나선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를 통해 단적으로 보여진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평정한 갤럭시S3 이후, 자신있게 내놓은 갤럭시S4, 갤럭시S5의 흥행 참패를 겪으며 위기 탈출 카드로 내놓은 것이 갤럭시S6다.

사실 갤럭시S4와 갤럭시S5의 저조한 성적표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갤럭시S3보다 월등한 스펙으로 무장한데다, 혁신 기술이 대거 탑재돼 내부적인 기대감은 높았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전세계 이동통신사에게 공급한 단말기는 제고가 되어 돌아왔고 삼성전자는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어야 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이들 제품의 흥행 참패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결론은 외관 디자인에 크게 변화를 주지 않고 방수·방진 기능처럼 소비자들이 체감하기 힘든 기술에 집착했다는 것에 다다랐다. 갤럭시S5의 경우 후면 디자인을 두고 의료용 밴드 같다는 조롱에 내내 시달렸을 정도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를 기획하면서 내부 개발명을 '프로젝트 제로(0)'라고 설정한 것은 이같은 맥락에서다. 기술 혁신은 이어가면서 사용하는 소비자의 이미지를 상승시켜 줄 디자인 차별화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자성에 따라서다.

결국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는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디자인과 월등한 성능으로 무장해 공개됐다. 시장에서는 연일 '역시 삼성'이라는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갤럭시S6는 '메탈'과 '글래스'라는 상반된 소재를 하나처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메탈의 강인함과 글래스의 유연함이 조화를 이뤄 갤럭시S6의 고급스러움을 배가시켰다. 또 갤럭시S6 엣지에 듀얼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사용성과 기능성은 물론 차별화된 디자인을 완성했다.

갤럭시S6의 디자인 작업을 담당한 이민혁 디자인팀장(상무)는 "본질과 목적을 담은 아름다움을 담아냈다"며 "본질이란 군더더기 없는 핵심으로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면서 혁신성을 담은 게 바로 삼성 디자인이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더 많은 것을 전달하려고만 했다"며 "이번엔 덜어내고 정제하는 데 집중해 우리가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본질이 무엇일까라는 원점에서부터 고민을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갤럭시S6의 디자인 가치제고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밀라노 선언'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05년 이탈리아 밀라노 가구박람회를 둘러본 후 디자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내며 이듬해 '디자인 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이후 2010년에 디자인센터를 둘러보며 디자인 경영을 독려했고, 삼성전자는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크리스 뱅글과 계약을 맺거나 몽블랑, 스와로브스키 등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와의 협력도 강화했다. 이돈태 디자인경영센터 글로벌 디자인 팀장(전무) 등 외부 디자인 경영전문가도 대거 영입해 왔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측은 "스마트폰의 본질부터 새롭게 고민한 갤럭시S6를 기점으로 향후 사용자 경험을 무한대로 확장할 갤럭시S 시리즈를 내놓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현대·기아차, 디자인 경영 박차…'전편보다 나은 속편' 질주

현대·기아차도 판매 부진 등 실적 위기 속에서 초심으로 돌아갔다. 디자인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한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트렌드와 소비자를 주도할 핵심 요소를 디자인 경쟁력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완성차의 경우 디자인 경쟁력은 곧 해당 브랜드의 정체성이라는 점에서 강력하고 고유한 디자인 경쟁력을 확보해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라는 디자인 철학을 더욱 확장하는 모습이다.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선율, 매끄러운 조각과 같은 느낌의 유기적인 디자인으로 부드러움 속에 강인함이 조화를 이루는 현대차만의 디자인 미학이다.

플루이딕 스컬프처가 본격적으로 적용된 최초의 차량은 지난 2009년 출시된 YF쏘나타이지만, '없어서 못판다'는 싼테페DM이나 최근 선보인 신형 투싼은 더욱 진화한 현대차의 디자인 경영 산물로 평가받는다.

▲기아차가 지난 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5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에서 신형 K5를 공개하고 있다. <이형석 사진기자>

기아차 역시 디자인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감성품질의 시작과 끝은 디자인이라며 확실한 방향성을 설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남양디자인센터를 포함해 유럽디자인센터·미국디자인센터를 잇는 독자적인 글로벌 디자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와 차별화된 디자인을 추구해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양사의 시너지도 배가시키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

기아차 디자인 철학은 모하비를 필두로 중형세단 로체, 준중형세단 포르테를 거쳐 최근의 K 시리즈를 통해 시장의 호평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력 모델인 K5는 다이나믹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 2일 서울모터쇼 현장에서 공개된 신형 K5 역시 안개등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배려한 디테일로 혁신적인 디자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은 "전편만한 속편은 없다는 속설이 있듯이 신형 K5 디자인 작업에는 기존 K5의 디자인적 성과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사실 자체로 큰 부담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신형 K5 디자인은 디자인 콘셉트를 확정하고 모델링 작업을 진행하는 순수 개발 기간만 1년여가 소요될 정도로 장기간에 걸친 강행군 속에서 탄생했다"며 디자인 작업에 얼마나 큰 공을 들였는지를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