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용 규정 위반 관련 4년간 공방..비자카드와 싸움에서 '패배'
BC카드 사옥 <출처=뉴시스> |
2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BC카드는 비자카드에 대한 ‘부당계약 강요’와 관련한 신고를 지난 2월에 취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비자카드와의 싸움에서 백기를 든 것이다.
그동안 BC카드는 비자카드의 회원사가 지키는 국제운영규정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지난달까지 비자카드에 월 5만달러씩 총 230만달러(한화 25억원) 규모의 위약금(패널티)을 지급해왔다.
비자카드의 국제운영규정(Visa International Operating Regulations:VIOR)에 따르면 외국에서 VISA카드로 결제할 경우 의무적으로 비자네트워크를 사용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BC카드는 지난 2009년 미국 스타(STAR)사와 중국 은련카드사와 제휴한 후 비자넷(네트워크)을 이용하지 않았고 고객에게 1% 국제 이용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며 홍보해왔다.
이후 BC카드는 위약금을 걷어가는 비자카드를 2011년 7월 ‘우월적 지위 남용’으로 공정위에 신고했고 약 4년 동안 공방을 벌여온 것이다.
공정위 제소 취하에 대해 BC카드 측은 “비자카드와 협의를 통한 해결을 위해 신고를 취하했다”라며 “혹여 협의가 잘 안 될 경우 다시 신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BC카드는 신고 취하 행위가 BC카드가 ‘비자카드의 국제규정을 준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BC카드는 은련카드와 제휴를 맺고 중국 관광객이 한국에 들어와 은련카드(비자카드와 제휴한 은련카드)를 사용할 경우 1%의 국제수수료를 내지 않도록 했다. 비자넷을 이용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마케팅이었다. 미국 스타사의 ATM 이용 수수료 무료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BC카드는 이같은 국제브랜드 카드 수수료 무료 마케팅으로 상당한 수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BC카드는 2011년 "스타사와의 전용선을 통한 카드거래 처리비용은 비자넷 이용 시 대비 약 23%에 불과해 경제적인 효과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BC카드는 글로벌카드 인기 등의 여파 등으로 당기순익도 2012년 907억원, 2013년 1014억원, 2014년 1281억원으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BC카드가 국민카드, 하나카드 등의 큰 회원사를 잃고 수익원을 찾기 힘겨워했다”며 “그러나 중국의 은련이라는 든든한 파트너를 만나 수익개선을 조금씩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은련을 비롯한 글로벌 브랜드들에 대한 수수료 무료 혜택이 없어진다면 BC카드의 이용가치가 상당히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수익 면에서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자카드 또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직 BC카드에서 어떤 통보도 받은 바가 없다며 BC카드의 향후 대책이 결정되고 난 후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는 의지다.
비자카드 측은 “아직 공정위나 BC카드에서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며 “규정위반을 인정하고 정비하겠다는 것인지, 위약금을 물더라도 계속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것인지 BC카드의 속내가 정확히 어떤 건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이 갈등은 처음부터 공정위가 끼는 것이 아니었다”라며 “위약금은 BC카드가 계속 위반행위를 지속한다면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