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높은 위례, 자투리 땅은 외면..상가는 배후수요 최우선
[뉴스핌=이동훈 기자] '아파트 분양불패'를 이어가던 위례신도시가 상가 지을 땅 판매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분양 때나 중심상권 상업용지를 팔 때에는 볼 수 없었던 유찰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는 공급된 땅이 입지가 나빠 투자가치가 낮다는 판단 때문. 더욱이 주변 공공택지내 땅보다 훨씬 비싼 분양가를 책정한 것도 '패인'으로 꼽힌다. 흥행열기가 높은 지역이라도 투자가치가 낮은 땅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으로 다시 증명한 셈이다.
25일 건설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위례신도시 준주거(상가) 및 주유소 용지 등 4필지가 모두 유찰됐다. 중심 상권에서 점포 용지가 최고 수백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크게 구분된다.
LH가 3월 분양한 준주거, 주차장 용지 위치도 |
상가용지 유찰의 가장 큰 이유는 투자가치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 때문이다. 신도시 외곽에 있는데다 근처에 열병합 발전소, 가스공급시설 등이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
LH 위례사업본부 김혜림 차장은 “입찰전 투자문의가 꽤 있었으나 모두 유찰되는 의외의 결과를 보였다”며 “외곽 입지 및 주변 유해시설이 ‘흥행몰이’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최근 부동산 및 땅에 대한 투자열기가 높아진 만큼 재입찰에는 주인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H가 위례신도시 열기를 틈타 분양가를 높게 책정한 것도 토지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100억원 정도면 인접 지역인 경기도 성남, 하남의 상가를 어렵지 않게 매입할 수 있다. 투자심리가 개선됐다지만 위례신도시의 자투리 땅을 100억원대에 매입하려는 수요층이 두텁지 않다는 것이다. 건축비를 고려하면 투자비용은 10억~20억원 더 들어간다.
아파트 입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땅 투자는 상대적으로 열기가 덜하다. 현재 위례에는 3개 단지가 입주를 마친 상태다. 총 4만여 가구로 조성되기 때문에 이제 개발이 시작된 셈이다. 때문에 향후 배후수요, 유동인구 등을 고려한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위례신도시 인근 희망공인 실장은 “이번에 분양된 용지는 입지적 단점이 있지만 LH가 3.3㎡당 500만원대로 책정한 분양가도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상가 용지는 아파트와 달리 입지가 투자 수익성을 판가름하는데 위례가 현재로선 상권 분석을 세밀하게 분석하기 어렵다는 것도 땅 유찰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초 위례 아파트 입주가 활기를 띨 시점에 상가 용지의 판매가 호조세를 띨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LH는 유찰된 4개 용지에 대해 지난 23일 재매각 공고를 냈다. 오는 4월 1일까지 청약을 접수한다. 분양가 등 공급조건은 지금과 같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