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투자촉진프로그램 8조, 중기지원 대출 6조 확대
[뉴스핌=윤지혜 기자] KDB산업은행이 정책금융 역할을 확대하면서 신용도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정책금융공사와 통합 후 정책금융기관 역할을 강화하면서 30조원 규모의 기업투자촉진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산은은 전체 30조원 중 15조원을 3년에 걸쳐 지원할 예정이며 올해 8조원이 산정돼 있다.
또한 올해 온렌딩 대출(중기 지원 정책자금) 목표액도 6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000억원이 늘었다.
기업투자촉진 프로그램은 산은 15조원, 민간 15조원의 1대1 매칭을 통해 총 30조원 규모로 대형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분담해 기업 구조조정을 돕는 것이 핵심이다. 온렌딩 대출은 정부가 은행에 중소기업 대출 자금을 빌려주면 은행이 심사 통해 대출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자금 지원 확대가 산업은행에 부담일뿐 아니라 신용등급 하락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기업 투자 촉진 프로그램이 산업은행의 신용도에 부정적일 것 "이라며 "정부가 2조원을 투입한다 해도 산업은행의 기본자본비율은 지난해 9월 11.46%보다 하락해 9%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산업은행은 2013년 이미 대규모 대손충당금 전입비용으로 1조6500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자기본자본비율이 크게 하락한 바 있다"며 "이번에 기본자본비율이 하락할 경우 자본적정성 압박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산은이 투자하는 15조원뿐만 아니라 민간에서 부담하는 15조원 조달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체적인 규모는 30조원으로 보고 있지만 나머지 15조원을 민간기업에서 어떻게 끌어올 수 있을지 구상 중"이라며 "산은 부담 15조원은 3년에 걸쳐 집행할 예정이지만 민간 부담에 대한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온렌딩 대출의 목표액은 6조2000억원이지만 실제 대출액은 7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목표액이 5조5000억원이었지만 실제 대출액은 6조원을 훨씬 웃돌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적은 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지난 2월 말 기준 현재까지 온렌딩 대출잔액은 14조원에 달한다.
산은 관계자는 "대출 목표액이 늘었지만 (대출해주는) 대상에 대한 범위가 바뀐 것은 아니다"면서 "산금채 등 산은 내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며 대출 예상액이 증가했다고 해서 별도의 협의를 거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온렌딩 대출이 가능한 기업은 금감원 표준신용등급 기준 6~11등급, 회사 설립 후 3년 경과에 직전 사업연도 매출실적 10억원 이상인 중소·중견기업이다.
한편 전날 산은은 기업투자촉진 프로그램의 첫 단추로 2900억원 규모의 ′헬스케어 창조 클러스터 조성 프로젝트′와 9085억원 규모의 ′부산항 신항 2~4단계 컨테이너부두사업 등 총 1조2000억원의 투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