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통' 윤동준 대표·'마케팅통' 오인환 부사장 승진
포스코는 13일 이사회 직후 윤동준(왼쪽) 부사장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오인환(오른쪽) 전무를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
권오준호 2기는 한마디로 경영통과 마케팅통의 전진배치로 요약된다. 그동안의 경영진이 위기를 진단하고 처방에 그쳤다면 이번에는 처방약의 효과를 본격적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포스코에서 잔뼈가 굵은 경영통이고, 오 부사장은 대표적인 마케팅 전문가로 꼽힌다.
이번 승진은 사실 권오준 회장의 경영 철학과 맥이 닿아있다. 권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줄곧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와 '재무적 성과 창출'을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철강사업과 연관이 없는 사업들은 과감히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심지어는 포스코특수강마저 세아그룹에 넘기는 등 고강도 사업 구조조정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의 초점이 사업 구조조정에 있었다면 올해는 내실경영 강화를 통한 재무적 성과 창출 및 철강 경쟁력 강화에 본격 나선다. 특히 권 회장이 올해를 두고 '재무적 성과 창출의 해'라고 정의할 만큼 내실경영 강화에 관심이 높다. 윤 부사장이 대표이사 직함을 단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윤 대표는 1981년 포스코에 입사해 2007년에 첫 임원이 됐다. 당시 직함이 경영혁신실장이었다. 이후에도 글로벌HR실장, 포스코건설 전무이사, 포스코건설 부사장, 포스코 경영전략실장 등을 거치며 경영 전반을 두루 거쳤다. 최근에는 포스코 경영인프라본부장을 역임하며 경영뿐만 아니라 경영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았다. 대표이사로의 승진을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윤 대표는 전보다 넓어진 경영보폭을 바탕으로 현재 진행중인 사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이 이날 주총 직후 "사업 구조조정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한만큼 윤 대표의 행보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윤 대표가 내실경영 다지기를 통해 불필요한 비용 줄이기에 나선다면 오 부사장은 대외판매에 매진한다.
오 부사장은 1981년 입사해 2003년 포항소주기차배건제조유한공사 법인장을 하며 첫 별을 달았다. 이후 자동차강판마케팅실장과 포스코P&S 전무이사, 포스코마케팅을 거치며 마케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오 부사장은 승진과 동시에 포스코의 마케팅 업무를 총괄하는 철강사업전략실장을 맡게 됐다. 또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 개발을 이끈 인물로 기술 분야에 대한 경험도 있다.
이 같은 경험이 이번 승진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오 부사장의 승진은 마케팅 전문가인데다가 자동차 강판 개발의 주역이었다"면서 "직무에 적합한 인물이다"고 말했다.
기술적 이해도가 높은 오 부사장이 총괄 마케팅 업무를 보게됨에 따라 중점 사업인 솔루션 마케팅 강화에 탄력이 불을 전망이다. 고객의 니지를 파악해 이를 제품에 반영하는 솔루션 마케팅은 포스코의 올해 경영 전략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