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 영향…무역수지 흑자는 커질 듯
[뉴스핌=함지현 최영수 기자]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세가 앞으로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우리의 효자 품목인 석유 및 석유화학 수출액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 "유가하락에 따른 소비증대 효과 6개월 소요"<사진=뉴시스>
정부는 향후 6개월 정도는 전년대비 수출액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이에 대응하는 수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권평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4일 뉴스핌과 만나 "저유가로 인해 생산 비용이 절감되고 소비가 진작되며 그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기까지는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가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원가절감이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기까지는 약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는 곧 유가 하락의 영향에 따른 수출 감소세가 반등하기 위해서도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다만 수출액 감소세가 이어지더라도 국내 경기 전체로 보면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산업부가 발표한 2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유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석유제품·석유화학의 수출액은 각각 17억달러, 9억달러 감소했다.하지만 물량은 각각 3.8%, 4.5% 증가했다. 수출단가가 떨어지지 않았다면 오히려 수출액이 증가했을 개연성이 높다.
권 실장은 "수출액이 줄어드는 것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고 오히려 물량은 늘어나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전체적인 수출 통계상으로 마이너스가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3월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수출액 줄어들지만 흑자 늘어…"국가적으로는 이익"
유가가 당분간은 큰 폭으로 반등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다. 이 전망대로라면 우리나라 상반기 수출입은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수입액의 감소세가 더 크게 나타나면서 무역흑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무역에서 유가 영향을 받는 품목의 비중은 수출보다 수입이 크다. 지난해 전체 수출 중 석유제품은 8.9%, 석유화학은 8.4%로 약 17% 정도를 차지했다. 수입 품목에서 원유는 18.1%, 석유제품은 5.7%로 약 24% 정도를 차지했다.
유가가 떨어지면 수출보다 수입 품목의 가격이 더 내려가게 되고, 흑자폭 역시 그만큼 커지는 구조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떨어지면서 수출보다 수입 가격이 더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될텐데 이는 우리나라에 이익인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가 관련 품목을 수출하는 기업은 수출 단가 하락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권 실장은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품목의 수출은 단가적인 측면만 놓고 본다면 당분간은 불리한 환경이 있는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최영수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