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행물량 6조6000억…저금리+투자자 수요 높아
[뉴스핌=배효진 기자] 미국 기업들이 앞다퉈 저금리를 이용한 유로화 회사채 발행에 뛰어들자 아시아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뒤를 좇기 시작했다.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 [출처: AP/뉴시스] |
전년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로 같은 기간 아시아 전체 발행물량 113억4000만유로의 40%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1월 유럽중앙은행(ECB)이 대규모 양적완화 실시를 발표하기에 앞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이 이를 미리 반영해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저금리로 자금조달이 용이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아시아 채권으로 고수익을 올리려는 투자자들이 몰린 점도 흥행 요인이다.
중국전망공사는 지난해 7년 만기 회사채 7억유로 어치와 12년만기 회사채 3억유로 어치를 각각 1.5%와 2.45%에 매각했다. 입찰 당시 몰린 투자금은 22억5000만유로에 육박했다.
중국건설은행이 발행한 5억유로 어치 회사채에는 투자자금 17억유로가 몰리며 7시간 만에 입찰이 종료되기도 했다.
무디스 투자서비스의 이반 청 수석 부사장은 "유럽중앙은행의 대규모 양적완화에 따른 저금리로 중국 기업들은 유로화 차입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16일 기준 유로화 표시 회사채 평균 금리는 1.1216%인 반면 위안화 표시 채권은 평균 5%를 나타냈다.
중국은행인터내셔널 스티브왕 고정수입 연구부문 대표는 "유로 하락으로 환차손 리스크와 유로화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대한 헤지(hedge) 필요성이 줄어들며 기업이 몰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6개월간 유로화는 달러와 위안 대비 각각 14%, 13% 떨어졌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고수익에 목말랐던 유럽 투자자들에 2%를 웃도는 고수익을 제공하는 중국 기업 회사채는 최근 마이너스 금리가 잇따르는 유럽 국채시장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츠은행 엘라인 응임 아시아 고정수입 대표는 "중국전망공사가 발행한 채권은 달러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며 "유럽 기관투자자들이 발행물량의 절반 이상을 매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중국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에 대한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M&G인베스트먼트 마이크 리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해 중반 이후 중국 경기가 빠른 속도로 둔화된 것이 여전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7.4%로 24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울러 지난 1월에는 부동산 업체 카이사그룹이 해외 채권에 대한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막대한 부채 위험이 공식 확인된 바 있다.
바클레이스캐피탈 존 프랫 아시아태평양 채권자본시장 대표는 "중국 기업이 발행한 유로화 회사채에 투자하려는 이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