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중개지원대출 탄력적으로 운용할 것"
[뉴스핌=정연주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나라 경제가 지난 2013년 이미 저점을 지났다고 진단하며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이 총재는 경기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금융중개지원대출 등 금리정책 외적인 지원 방안도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추가 금리 인하가 향후 경기 여건에 달렸다고 언급하며 향후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 총재는 "경기 회복속도가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계량적인 기법을 동원해 보더라도 경기 저점은 2013년에 지나간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우선순위로 경기회복세를 지원하는데 역점을 두고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경제가 더 어려워질 때 금리를 주된 수단으로 대응해야 하겠지만 금리 이외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금리를 주된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것"이라며 "환율이 급등락할 때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조치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등의 수단을 적극적으로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총재는 1%대 물가 성장률이 2년여 지속되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되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디플레이션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디플레이션 압력은 강화되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가 진단했듯이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유가가 하락하지 않았다면 소비자물가는 2%대일 것이며, 성장 모멘텀을 되살리는 것이 디플레이션 방지 차원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디플레이션 우려에는 자기실현적 기대가 많이 작용한다"며 "과대평가된 심리를 불식시키는 것도 정책당국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금리정책을 적기 대응하겠다고 언급한 점에 대해서는 '원론적'일 뿐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대통령의 발언은) 통화정책을 실기하지 않고 잘 운용했으면 한다는 의미인 것 같다"며 "(정부와 한은의 정책)방향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대규모 양적완화를 펼치는 대외 국가와 우리나라의 경기 상황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또 미국 기준금리가 연내 중후반에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국내 통화정책의 운용방향에 대한 질문에는 경기 상하방 리스크가 공존하고 있다면서 답변을 피했지만, 금리 인하 여지도 남기는 모습이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3%대 성장과 1%대 물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는 나라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은 금리 상승으로 작용하지만, 경기가 어려워진다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면서 "금리 인하는 경제와 금융시장 여건 변화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환율 변동성을 유념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 총재는 "환율은 수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율이) 과도하게 움직이는 것은 경계감을 가지고 있다"며 "기재부와 한국은행이 상시 협의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에 급등에 우려를 표하며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해결 방안을 여러각도로 모색 중이라는 방침도 밝혔다.
이 총재는 "그간 2만가구를 조사하는데 그쳤다면 현재는 100만여명의 차주 대출 데이터를 받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 중"이라며 "1분기 중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구축 작업을 끝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