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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뮤지컬 배우 김찬호 “현실과 타협하지 않을 거예요”

기사입력 : 2015년02월25일 10:20

최종수정 : 2015년02월25일 10:20

[뉴스핌=글 장윤원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뮤지컬 ‘오디션’ 개막 전날, 새벽 3시까지 잠을 못잤어요. 소풍 가기 전날처럼 설레더라고요(웃음).”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활동 중인 배우 김찬호(32)가 천진난만한 미소와 함께 말했다. 김찬호는 지난 15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개막한 뮤지컬 ‘오디션’에서 2AM 이창민과 함께 병태 역을 맡았다. 오는 3월15일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김찬호는 뮤지컬 ‘친구’(2013)에서 이창민과의 더블캐스트로 준석 역을 소화한 바 있다.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사적으로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는 두 사람은 뮤지컬 ‘오디션’의 병태 역을 두고 “함께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창민이가 강점을 보이는 노래도 있고 제가 더 잘 소화하는 노래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저희 두 사람의 무대를 따로따로 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이 작품이 3년 만에 대학로에 다시 올라오는 작품이다보니, 연출님도 초연하는 느낌으로 신경을 쓰셨어요. 곡도 한 곡이 새로 나왔고. 기대도 되고 부담도 되는데, 일단 재미있게 하고 싶어요. 어느 때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만큼 많은 관객이 공감하실 거라 생각해요.”
뮤지컬 ‘오디션’은 음악에 대한 순수함으로 뭉친 락밴드 ‘복스팝’의 여섯 멤버가 꿈의 무대를 실현시키기 위해 벌이는 고군분투기를 담는다. 2007년 초연 당시 출연배우가 직접 기타, 드럼, 베이스 등의 악기를 연주하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로 화제가 됐다. 무대에서 김찬호는 노래와 연기뿐 아니라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락밴드 멤버로서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번 작품 때문에 기타도 처음 배웠거든요? 한달 반정도 연습한 것 같아요. 다행히 이제는 수월해지고 있고요. 그런데 기타라는 게 하면 할수록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 동안은 관심이 없었는데, 지금은 작품 때문이 아니라 재미있어서 계속 치고 있어요. 밤에 할일 없으면 치게 되고(웃음).” 

김찬호가 연기하는 병태는 ‘복스팝’의 잊혀진 보컬. 순수하고 어수룩해 보이는 병태에 완전히 녹아든 김찬호의 모습은 앞서 각종 무대에서 보여줬던 강렬한 인상을 날려버리기 충분하다. 앞서 김찬호는 뮤지컬 ‘친구’(2013)에서 까칠한 마초남 준석을, ‘살리에르’(2014)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미스터리한 인물 젤라스를 연기하며 일명 ‘센 캐릭터’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한편, 전작인 연극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2014)에서는 허세 가득하지만 구멍 많은 스파이크를 통해 또 다른 개성을 드러냈다. 특히, ‘바냐와…’에서는 배우 서현철, 황정민, 서이숙 등 내로라하는 선배 배우들과 함께 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초심으로 돌아간 마음으로 많이 배우고 왔어요. ‘바냐와…’를 하면서 연기적으로 많이 배우고 느꼈죠. 출연하신 선배님들 모두 워낙 대단하시잖아요. 그 곳에서 배웠던 것들을 지금 여기서도 많이 써먹고 있고요(웃음). 제가 ‘친구’나 ‘살리에르’에서 강한 역할을 했다 보니, ‘바나와…’에서 오바스러운 연기를 하기가 부담됐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렇게 희극적이기만 한 캐릭터는 처음이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하길 잘한 것 같고, 어쩌면 제 배우 생활에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많은 걸 듣고 배웠거든요.”
‘오디션’을 위해 기타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것처럼, ‘바냐와…’의 스파이크를 연기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을 운동에 투자했다. 극 중 스파이크는 툭 하면 옷을 벗어제끼는 민폐남(?)이었기 때문. 스파이크가 심한 발연기를 펼치는 장면에 대해서는 “발연기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그렇게나 했던 것은 처음”이라며 웃었다. 

연극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에서 열연 중인 배우 (왼쪽부터)임문희 김찬호 김보정 서이숙 황정민 김태훈 [사진=연극열전5]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한 김찬호는 우연찮은 기회로 일본 극단 사계에 잠시 몸 담았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선 2011년 뮤지컬 ‘코요테 어글리’ ‘페임’에 출연, 국내 관객들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금은 뮤지컬 무대와 연극 무대를 넘나들며 누구보다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3년, 그의 팬층을 두텁게 한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를 포함해 그해 뮤지컬 ‘헤이, 자나!’ ‘번지점프를 하다’ ‘친구’에 연달아 출연했다. 지난해에도 뮤지컬 ‘사랑하니까’ ‘살리에르’ 연극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로 쉴새 없이 관객과 만나 왔다.

“쉴새 없이 하고 있는 건 맞아요. ‘오디션’이 끝나면 ‘아보카토’에 바로 들어갈 예정이고요. 사실 좀 쉴 생각이었는데 작품(‘아보카토’)이 너무 좋아서 안 할 수 없겠더라고요(웃음). ‘아보카토’를 끝으로 좀 쉬려고 해요. 작년부터 시작해 올해까지 계속 무대에 오르고 있는데, 참 감사한 일이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전성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만큼 앞으로도 열심히 해나가고 싶어요.”

 

“현실과 타협하지 않을 거예요.” 

‘나쁜 사람이 연기를 잘한다’ ‘착해선 손해 본다’ ‘무대에서는 이기적이어야 한다’ 등. 많은 배우와 연출가가 흔히들 하는 말이다. 하지만 김찬호의 소신은 뚜렷하다. “정말 착한 사람은 악한 연기를 할 수 있지만, 나쁜 사람은 착한 연기를 할 수 없다. 착한 척하는 연기만 하게될 뿐”이라는 것.

“제 좌우명은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착하게 살자’에요. 뭔가에 문제제기를 하기 전에 나 자신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개개인이 바뀔 때 사회가 바뀌는 거라고 생각하고, 그런 맥락에서 더 나은 세상이 되기 위해선 나부터 죄 짓지 말고 착하게 살아야 하는 것 같아요. 

좋은 인간이 되지 못한다면 좋은 배우도 되지 못할거라 저는 생각해요. 현실과 타협하지 않을 거예요. 앞으로도 그렇게 살 거고요. 배우로서 살면서 항상 생각했던 부분이에다. 배우로서 가장 마지막에 결국 하고 싶은 일은 후진양성입니다. 극장을 만들어 장애우나 어려운 사람들이 볼 수 있게 공연을 올리는 거요. 또, 재능 있지만 돈 없는 친구들을 후원하고 싶어요. 나중에 할아버지가 됐을 때 그렇게 하는 게 저의 가장 큰 꿈이에요.”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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