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맞게 자산배분 자동 재설정...수수료는 다소 높은 편
이 기사는 지난 2월 13일 오전 11시 26분 뉴스핌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은퇴자금 마련용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미국 마켓워치 등 투자전문매체들은 타겟데이트(target-date·은퇴시점 설정) 펀드가 은퇴에 대비한 인기 투자상품으로 꼽히고 있다고 소개했다.
◆ 바쁜 투자자에게 '편리'하다고?
타겟데이트 펀드는 투자자들이 특정 시점에 원하는 투자실적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투자자들이 나이가 들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주식·채권·현금 등 자산구성이 자동 재설정된다는 특징이 있다.
즉 65세를 퇴직시점으로 예상한 20대의 타겟데이트 펀드는 초기에는 주식 비중이 높았으나 퇴직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국채 등 안전자산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처럼 타겟데이트 펀드는 투자자산 구성을 자동으로 재조정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직접 설계·모니터링할 시간이나 전문지식이 부족한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으로 꼽힌다.
미국의 타겟데이트 펀드 시장은 지난 2006년 이후 크게 성장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타겟데이트 펀드 규모는 6830억달러(757조2421억원)로, 약 10년 전인 2005년 말의 710억달러에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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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
미국 투자자들의 아이디어 공유 사이트 오픈폴리오는 타겟데이트 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포트폴리오 수익률의 벤치마크로 삼고 있다.
뱅가드 타겟데이트 펀드는 지난해 수익률이 7.2%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의 13.7%보다 낮았다. 다만 오픈폴리오 조사에 따르면 수익률이 그에 못 미친 투자자 비중이 59%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마켓워치는 "수익률을 더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타겟데이트 펀드 투자만으로도 무난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의 크리스틴 벤즈 개인재무관리 디렉터도 타겟데이트 펀드의 장점을 강조했다.
벤즈는 투자매체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타겟데이트 펀드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높은 수익률을 안겨줬던 펀드 중 하나"라며 "미국 퇴직연금 401(k)을 통해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저점 매도나 고점 매수로 손실을 볼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 타겟데이트 펀드의 '허점'?
다만 타겟데이트 펀드에만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퓨처어드바이저가 1700개 타겟데이트 펀드를 조사한 결과 ▲같은 연령층에서도 연간 수익률이 다르고 ▲매년 수익률이 급격하게 변동하며 ▲일부 펀드에서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등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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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이 은퇴시점인 펀드 수익률(좌)와 2050년이 은퇴시점인 펀드 수익률(우) [출처: money.cnn.com] |
2050년이 은퇴시점인 펀드의 경우에도 최저 수익률이 7.5%로 최고인 13.8%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심지어 높은 수수료를 내는 펀드일수록 수익률이 더 낮게 나오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퓨처어드바이저에 따르면 투자자금이 1만달러이고 39달러 이하의 낮은 수수료가 부과되는 펀드는 수익률이 7.2%로 조사됐다. 반면 수수료가 80~119달러인 펀드와 160달러 이상인 펀드는 수익률이 각각 4.5%, 2.8%로 오히려 더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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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가 39달러 이하인 펀드 수익률(좌), 80~119달러인 펀드 수익률(중), 160달러 이상인 펀드 수익률(우) [출처: money.cnn.com] |
정보 분석업체 하그리브스 랜스다운 라이스 칼라프 애널리스트는 "타겟데이트 펀드는 위험·안전자산 비중을 수년간 동일하게 유지한다"며 "그러나 좀더 정교하게 운용하려면 시장상황이 바뀔 때마다 매년 자산구성을 바꿔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CNN머니는 "타겟데이트펀드의 수익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있다는 뜻이므로 꼭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다만 타겟데이트 펀드에 투자할 경우 자신의 은퇴시기와 맞게 돼 있는지, 주식·채권·현금의 투자비중이 적절한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수료도 눈여겨봐야 할 주요 사항이다. 수익률이 낮은 펀드의 경우 수수료가 얼마냐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모닝스타의 자넷 양 멀티에셋클래스 전략 디렉터는 "수수료는 타겟데이트 펀드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요소"라며 "그만큼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퓨처어드바이저가 조사한 1700개 펀드는 평균 수수료율이 1.02%로 집계됐다. 이는 한 해 1만달러를 투자했을 때 수수료가 102달러임을 뜻한다.
한편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에도 타겟데이트 펀드가 출시돼 있다. 다만 미국처럼 퇴직연금제도의 일부가 아니라 개별펀드 형태로 제공되고 있어 활성화되지는 않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