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스캔들로 평판 악화…근무시간 단축·연봉인상 제시
[뉴스핌=배효진 기자] 최근 글로벌 은행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젊은 인재'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젊은이들이 금융권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대형 은행들이 수익악화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현실과 정반대 양상이다.
글로벌 은행들은 근무시간 축소와 연봉 인상 등 인재 영입을 위한 치열한 물밑경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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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출처: 블룸버그통신] |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제보자를 인용, 영국계 은행 바클레이스가 주니어 직원 연봉과 보너스 인상폭을 20~40%로 결정한다는 방침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상무에 해당하는 매니징 디렉터의 보너스 지급은 3년 연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 리서치 사이트 이말러먼트닷컴은 지난해 바클레이스에서 어소시에이트 직원 평균 보수가 10만5665파운드(약 1억7600만원)라고 집계했다. 어소시에이트는 애널리스트 3년차에 해당하는 직급이다.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도 기업 금융 담당부서 주니어 직원의 연봉과 보너스를 각각 10%, 5% 대폭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관계자는 임금 인상과 주니어 직원 승진으로 일부 중견 직원들과 마찰이 빚어졌다고 전했다.
외신은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도 올해 최소 20% 임금 인상 계획이 있으며 홍콩 등 아시아 금융권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각종 불법 스캔들로 은행권의 평판이 악화되면서 젊은 인재 유치가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최근 바클레이스, JP모건체이스 등 5개 대형은행들은 외환시장 조작 혐의로 43억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물었다. 또 BNP파리바는 미국의 제재를 무시하고 이란, 쿠바 등과 금융거래를 한 혐의로 89억달러의 벌금을 맞았다.
투자자문회사 퍼셀코퍼레이션 존 퍼셀 매니징 디렉터는 "은행들이 주니어 직원과 대학 졸업생들에 높은 임금을 주는 것은 놀랍지 않다"며 "각종 불미스러운일로 명성에 금이 가면서 젊은이들에게 홀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토마스 드류리 이말러먼드닷컴 최고경영자(CEO)는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탈 업체들이 은행업계 어소시에이트 영입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이에 맞서 은행들은 근무시간 단축과 연봉 인상이 불가피한 셈"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