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핀테크 활성화 위한 은행권 현장간담회 열어
[뉴스핌=노희준 기자] "토끼같은 신기술을 만들어 사자(규제)를 피했는데 호랑이같은 (금융권) 업계 관행이 남아있더라."(김근묵 인터페이 대표)
"신기술을 도입했을 때 과연 누가 책임을 지느냐의 문제가 남는다. 많은 데이타를 갖고 있는 금융기관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농협은행 우석원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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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기업은행에서 열린 `제4차 IT-금융 융합 촉진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
10일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핀테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금융위원회의 은행권 현장간담회에서는 핀테크 업체와 금융권간에 핀테크 신기술 도입을 두고 대립각이 형성됐다.
직불결제 사업을 하고 있는 김근묵 인터페이 대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놓았는데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생태계가 형성돼 있지 않다"며 "금융권은 옛날 금융규제에 맞춘 기술을 도입하려고 한다. 신기술을 금융계에서 수용하지 않으면 핀테크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농협은행 우석원 부행장은 "정부는 공인인증서를 폐지한다고 하지만 다른 것(인증수단)을 채택 검증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리스크가 생긴다"며 "새로운 금융기관이 생기면 (신기술 채택이) 쉽지만, 많은 데이타를 갖고 있는 금융기관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핀테크에서도 보안이 보장되지 않은 신기술의 도입은 지난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은 보안성 심의가 폐지된 상황에서 검증이 안 된 신기술의 도입 위험성과 관련, "금융회사의 자체적인 노력도 필요하고 금융보안원이 출범하면 상당부분 (기술 검증)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권과 기술업체가 '공생'의 관점에서 핀테크를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나은행 유시완 전무는 "핀테크가 현재 지급결제에 많이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은행 먹거리가 침해받는다고 생각했지만, 핀테크가 목표하는 바를 공유해서 공생의 관점에서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재현 우리은행 상무도 "은행이 토끼인줄 알았는데 스타트업(신생기업)이 은행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을 보고 많은 교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은행업 자체가 IT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유기적 협력 구축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을 향한 규제완화 및 관련 법의 국회 통과 노력 등의 요구도 이어졌다.
강대명 국민은행 본부장은 "핀테크 가운데 송금과 지급결제를 제외한 대출, 자산관리는 고객의 DB를 기반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계열사 간 정보공유가 금지되면서 DB분석에 제약이 많아졌다. 고객정보 공유 제한 규제를 완화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부,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대중으로부터 자금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혜성 와디즈 사장은 "이미 국내에는 매년 1000개의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들이 진행되며 법제화를 기다리고 있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조속한 크루우딩 펀딩 법안 통과를 위한 금융당국의 노력을 요청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