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친 4분기 성장률과 유가 급등 속에 뉴욕증시가 약세 흐름을 보였다.
4분기 성장률 발표에 하락 압박을 받은 주요 지수는 유가 강세에 기대 상승 반전을 시도했지만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마감을 한 시간 앞두고 ‘팔자’가 대규모로 쏟아지면서 다우존스 지수가 2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3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42.91포인트(1.40%) 하락한 1만7173.87에 거래를 마쳤고, S&P500 지수는 25.99포인트(1.29%) 떨어진 1995.25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 역시 48.17포인트(1.03%) 하락한 4635.24에 마감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4분기 성장률 잠정치가 연율 기준 2.6%로 집계됐다. 이는 3분기 성장률인 5.0%에서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수치다.
당초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성장률이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기업 투자 위축으로 인해 실제 성장률이 기대치에 못 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4%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수치인 2.2%에서 완만하게 개선된 것이다.
유가 하락에 4분기 민간 소비가 4.3% 증가, 2006년 1분기 이후 최대폭으로 늘어났지만 기업 투자는 위축됐다. 특히 기계 장비 투자가 1.9% 감소했다. 이는 2009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후퇴다.
킹스뷰 애셋 매니지먼트의 폴 놀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성장률 지표가 다소 실망스럽다”며 “외부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예상치에 못 미친 성장률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필 올랜도 전략가는 “성장률에 대한 실망감에 투자자들이 채권으로 몰린 한편 주식을 팔았다”며 “다만, 4분기 성장률 부진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제프 크라베츠 전략가는 “민간 소비가 강하게 살아난 점이 고무적”이라며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크게 바뀌지 않은 가운데 국제 유가 하락이 소비를 더욱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가 강하게 랠리하며 장중 주가 반등을 이끌어냈지만 상승세를 유지하기에는 힘이 달렸다. 이날 유가는 8.3% 치솟으며 배럴당 48.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석유 종목의 등락도 엇갈렸다. 엑손 모빌이 강보합을 나타낸 반면 셰브런은 0.6% 하락했다.
아마존닷컴은 4분기 실적 호조를 근거로 14% 이상 폭등했고, 비자 역시 이익 증가에 힘입어 4% 가까이 뛰었다. 반면 제록스는 1분기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 따라 3% 가량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