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수퍼부자 달러 매입 대폭 늘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을 향해 바쁜 행보를 하고 있다.
증시 급등락 속에 아시아의 고액 자산가들이 안전자산을 찾아 달러화 사재기에 나선 한편 유럽 채권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미국 채권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미국 기업의 수익성 타격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의 달러화 자산 매입이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출처:월스트리트저널] |
이는 전주 투자 금액인 68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또 유럽 회사채 관련 최대 규모의 ETF에 유입된 투자자금인 1억3100만달러에 비해서도 두 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파격적 양적완화(QE) 발표에 따라 채권 수익률이 가파르게 떨어지자 유럽 투자자들이 미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제 지표 둔화에도 올해 중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미국 채권의 상대적인 수익률 매력이 높다는 것.
ING 인베스트먼트의 에반 모스코비트 머니매니저는 “가뜩이나 채권 수익률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ECB가 QE에 나선 데 따라 투자자들이 해외로 이탈하고 있다”며 “특히 상대적인 수익률 매력이 높은 동시에 유동성이 풍부한 미국 채권시장의 선호도가 상당히 높다”고 전했다.
투자등급 회사채를 매입하는 아이셰어 ETF로 연초 이후 4억3580만달러가 유입된 상황이다.
상황은 아시아도 마찬가지다. 연초 증시 급등락에 불안감을 느낀 고액 자산가들이 달러화 매입을 대폭 늘리고 있다. 안전자산 매력과 함께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달러화가 추세적인 상승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 백만장자를 고객으로 둔 싱가포르의 스탬포드 매니지먼트는 운용 자산 2억달러 가운데 90% 가량이 달러화라고 전했다.
수퍼 부자들의 자산을 운용하는 샌드에어와 우드사이드 홀딩스 인베스트먼트도 포트폴리오의 달러화 비중이 규정에서 허용하는 최고치까지 이른 상태라고 밝혔다.
스탬포드의 제이슨 왕 최고경영자는 “달러화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달러화를 매입하려는 투자 수요가 여전히 매우 높다”고 전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투기거래자들의 달러화 상승 포지션이 지난 13일 기준 44만8675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최근 캐나다와 노르웨이, 싱가포르 등 주요국의 금리인하 움직임이 투자자들의 달러화 매수 심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