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에서 이젠 기술추격, 다른 토종 업체도 삼성 애플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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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소영 기자] 저가제품 위주로 점유율을 늘려왔던 중국 토종 스마트폰 업체들이 2015년 중고가 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애플과 삼성의 중국 시장 '수성(守城)'이 더욱 힘겨워질 전망이다.
중국경영망(中國經營網) 등 복수의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올해 중고가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고하며, 시장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저가 스마트폰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중국 업체들이 삼성과 애플에 도전장을 내밀고, 고가 시장 탈환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 중국 토종스마트폰 업체 전략 대수정, 중고가 시장 겨냥 담금질
2015년 중고가 시장 공략을 위한 샤오미와 레노버(모토로라)의 신제품. 왼쪽이 샤오미의 Mi Note, 오른쪽이 모토로라 MotoX 제품이다. [출처: 바이두(百度)] |
중국 시장에서 5000~7000위안 수준에서 판매되는 삼성과 애플 스마트폰보다는 훨씬 싼 가격이지만, 샤오미가 기존에 판매했던 주력상품에 비해서는 많이 비싸다.
샤오미 보급형 스마트폰인 훙미(紅米) 시리즈의 판매가가 800위안임을 감안하면, 샤오미가 올해 출시한 신 제품의 가격은 3배 이상 비싼 셈이다.
중국 전자제품 시장 전문가들은 샤오미가 중간 가격대 시장 진입을 시작으로, 고가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예측했다.
샤오미의 중간 가격대 시장 진출은 일단 순조로워 보인다.27일 예약 판매에 돌입한 미 노트가 판매 시작 3분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샤오미는 예약 물량을 공개하진 않았다.샤오미는 내달 3일 예약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
샤오미의 전략 변화는 수익성 제고와 고급 시장 탈환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가 출하량 기준으로 중국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을 제치면서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대표 주자로 우뚝섰지만, 저가 스마트폰으로는 수익성 제고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의 고가 시장 진출 전략에 시장은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샤오미의 상승세가 거세지만, 고가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의 아성을 누르려면 막강한 기술력과 혁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샤오미의 성공이 기술혁신보다는 '창조적 모방'이란 미명 아래 애플과 삼성 스마트폰 베끼기에 기댄 것이라는 점이 시장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경쟁사인 화웨이도 샤오미의 기술력 한계를 꼬집으며 샤오미 견제에 나섰다.
쉬청둥(餘承東) 화웨이 휴대전화 부문 CEO는 "샤오미 미 노트가 탑재한 3000mAh 배터리와 2k 5.7인치 모니터를 보면, 배터리 사용시간이 매우 짧을 것임을 짐작게 한다"고 밝혔다.
중국 스마트폰의 또 다른 강자 레노버도 모토로라 스마트폰으로 중고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레노버는 26일 중국에서 모토로라 신제품 발표회를 열었다. 모토로라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고, 레노버에 인수된 후 1년 만이다. 이번에 출시된 모토로라 제품은 MotoX, MotoG, MotoXPro 세 제품이다.
MotoX와 MotoG의 중국 판매 가격은 각각 3200위안과 1299위안 이상으로 책정됐다. MotoXPro의 판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두 제품의 판매가를 통해 레노버가 올해 중고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나섰음을 알 수 있다.
화웨이(華爲)도 중고급 시장 탈환 의지를 다졌다. 화웨이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실력파' 기업이란 점에서 위협적이다.
화웨이는 이미 중고가 제품 라인을 구비하고 있다. 판매가 2000~5000위안 수준인 화웨이의 스마트폰 Mate7, P7 시리즈가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 지명도를 높였지만, 고가 시장에서의 입지는 탄탄하지 않다. 이 때문에 올해 중고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더욱 공을 들일 전망이다.
위청둥 화웨이 스마트폰 CEO는 "화웨이는 올해 애플,삼성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랴오선 전투(遼沈戰役)'를 벌일 것"이라며 "2015년이 중국 시장에서 판도를 뒤엎는 역사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랴오선 전투란 1948년 발생한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의 전쟁을 가리킨다. 이때 공산당의 인민해방군이 처음으로 전술과 병력 규모에서 국민당을 추월했기 때문에 랴오선 전투는 중국 근대사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위 CEO가 삼성,애플과의 경쟁을 랴오선 전투에 비유한 것은 이 전쟁에서 공산당이 국민당을 추월한 것처럼, 중국산 스마트폰 강자인 화웨이가 올해는 고가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을 추월할 것이라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스마트폰 전문가들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전략 변화에 따라, 중국 스마트폰 시장 중심이 중저가 시장에서 중고가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대당 2000~3000위안 수준의 중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1000~2000위안의 중저가 스마트폰에서는 출혈 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 저가 시장에서 中 업체 간 경쟁 '백열화'
수익성 제고 외에도 저가 시장의 지나친 경쟁 가열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중고가 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중요한 이유다. 샤오미의 성공 신화에 자극받은 중국 업체의 저가 시장 진출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올해 저가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014년 판매량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4위 업체인 쿨패드(쿠파이, 酷派)는 온라인 판매 전용 저가 스마트폰 다선(大神)을 분사시켜 독립 브랜드로 만들었다. 다선 브랜드는 쿨패드의 저가 시장 공략의 첨병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다선 스마트폰은 대부분 1000위안대에서 거래되고, 가장 비싼 제품 역시 1999위안에 불과하다.
샤오미 '저격수'인 메이주(魅族)도 중저가 시장에서 샤오미 추격을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는 제품군을 중고가와 저가 제품으로 나뉘어 출시할 예정이지만, 영업 중심은 중저가 시장에 둘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주는 샤오미의 성공 노하우를 답습하며 성장했고, 제품 판매와 경영 전략 역시 샤오미를 '모방'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12월 스마트홈 시장 진출을 위해 샤오미가 중국의 가전 제조업체 메이디(美的)과 협력을 체결하자, 메이주도 올해 1월 또 다른 가전 업체 하이얼(海爾)과 손을 잡고 샤오미 견제에 나섰다. 양사는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거의 비슷한 사양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고, 경쟁 수위는 올해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 2015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 핫 키워드, 4G와 해외진출
2014년 출하량 기준 중국 시장 점유율에서 샤오미가 삼성을 제쳤지만, 판매량 기준으로는 삼성의 시장 점유율이 14.6%로 중국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판매량 기준 2위는 레노버(9.4%), 샤오미(6.3%)는 7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7.2%로 6위이다.
2014년 중국의 휴대전화 판매량을 4억 대를 돌파했다. 이중 스마트폰 비율이 92%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근접, 앞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는 힘들 전망이다.
그러나 4G 스마트폰 판매량 비교적 큰 폭의 증가세가 기대된다. 중국에선 4G 서비스가 지난해부터 시작됐고, 스마트폰 사용자 가운데 3G 사용자가 60%에 달하기 때문이다. 1대 이상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다는 점도 4G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 이동통신사별로 신호 대역이 달라, 지역별로 '잘 터지는' 전화가 다르고 ▲ 번호 이동이 자유롭지 않으며ㅓ ▲ 배터리 사용시간이 짧은 이유 등으로 1대 이상의 휴대전화를 소지한 소비자가 많다.
중상정보망(中商情報網)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중국 전체 사용자의 61%가 1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이중 2대 이상을 사용중인 스마트폰 가입자도 33%에 달한다.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해외 시장 진출도 빨라질 전망이다. 샤오미는 지난해 7월 인도 시장에 진출해 100만 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인도 시장에서 에릭슨과 특허 문제로 소송을 벌이고 있지만, 앞으로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오미 저격수 메이주 역시 해외진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도 올해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화웨이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 중에서는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다.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 관련 특허 출원 수량이 가장 많은 기업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샤오미와 달리 해외 시장에서 특허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적다.
화웨이는 2015년 영업수입 목표액에서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을 60%로 올렸다. 지난해의 해외 시장 매출 비중은 52% 였다.
이를 위해 화웨이는 최근 미국 달라스, 실리콘 밸리 등에 200여 명의 연구인력을 추가로 파견, 연구개발과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법률팀을 조직하고, 영업인력을 확충해 해외시장의 진입장벽 극복에 힘쓰고 있다.
해외 각지의 소매 판매 거점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2015년 화웨이는 해외 시장에 3만 9100개의 소매 판매점을 설립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