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보합권에서 등락했던 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회의 결과가 발표된 후 하락 전환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세 자릿수의 낙폭을 기록하는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1% 내외로 떨어졌다.
연준은 시장의 예상대로 ‘서프라이즈’ 없는 회의 결과를 내놓았지만 경기 향방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이 두드러진 데 따라 올해 중반 금리인상을 강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주가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여기에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 섹터의 약세도 지수를 끌어내리는 데 한몫 했다.
28일(현지시각)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195.20포인트(1.12% 떨어진 1만7192.01에 거래를 마쳤고, S&P500 지수가 27.29포인트(1.35%) 내린 2002.2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43.50포인트(0.93%) 하락한 4637.99에 마감했다.
이틀에 걸친 회의를 마친 연준은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데 ‘인내심을 가질 것(be patient)’이라는 성명서 문구를 유지했다.
연준이 성명서에서 이 표현을 유지한 데 대해 투자자들은 4월 회의까지는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했다.
거시경제 펀더멘털에 대해 정책자들은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고용 회복에 대해서는 ‘강력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고, 경제 성장과 관련해서는 탄탄하다는 문구를 동원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강달러와 유가 하락에도 불구, 낙관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정책자들의 목표 수준인 2.0%를 향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다.
이날 뉴욕증시가 하락 반전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외부 악재에도 정책자들이 인플레이션과 성장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친 것은 올해 중반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BTIG의 댄 그린호스 전략가는 “연준의 회의 성명서 내용은 시장의 예상과 대체로 일치했다”고 평가했다.
LPL 파이낸셜의 앤서니 발레리 전략가는 “성명서 내용이 다소 매파적이었다”며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대부분의 투자은행(IB)이 올해 3분기 이내 연준이 긴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모간 스탠리는 내년 3월까지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국제 유가의 지속적인 하락과 강달러에 따라 연준의 금리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업률 하락만을 근거로 긴축을 단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종목별로는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4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호재로 6% 가까이 랠리했고, US스틸 역시 이익 호조를 근거로 12% 가량 폭등했다. 전날 이익 호조를 과시한 애플 역시 6% 이상 급등했다.
반면 야후는 전날 알리바바의 스핀오프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3% 가까이 떨어졌고, 알리바바 역시 5%가량 떨어졌다.
덴버리 리소시스가 9% 이상 폭락했고, 카보트 오일 앤 가스가 4.5% 내리는 등 국제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관련 종목이 하락 압박을 받았다.
엑손 모빌과 셰브런 등 주요 석유 업체의 주가가 일제히 2% 내외로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