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전업체 평가손+사우디 손실 반영 소문돌아
[뉴스핌=홍승훈 기자] 삼성물산이 29일 실적발표를 하루 앞두고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 우려가 급부상하고 있다. 유전개발업체에 대한 평가손 반영, 사우디 현장 손실 우려,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가능성 등의 루머가 전일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를 두고 증권가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무리한 손실 반영이라는 불만 속에 당분간 조정이 지속될 것이란 반응이 있는가 하면,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 속에서 이참에 부실을 다 털고 가는 것이 큰 틀에서 유리해 지금이 매수타이밍이란 주장도 나온다.
28일 삼성물산은 건설주 강세 분위기에 따라 3% 안팍의 강세를 시현 중이다. 최근 급락에 따른 낙폭과대라는 메리트도 작용한 듯하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하루 전만해도 확연히 달랐다. 전날까지 삼성물산은 사흘 연속 급락하며 5만19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1월 고점(7만6800원)에 비해 두 달 반 만에 30%대 낙폭이다. 특히 최근 급락은 기관들이 주도했는데, 전일도 기관은 140만주 가량을 팔아치웠다. 사흘간 기관이 팔아치운 물량만 280만주에 달했다.
삼성물산이 최근 주가가 이같이 급락하자 증권가 곳곳에선 이에 대한 원인찾기에 나서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증권가 메신저 등을 통해 알려진 소문은 3가지 정도다.
우선 유전개발업체에 대한 평가손 반영설이 그것. 삼성물산은 지난 2011년 미국 석유가스 전문업체인 패러랠 페트롤리엄(Parallel Petroleum LLC) 지분 90%를 8억달러(약 9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후 2012년 지분 일부를 팔아 현재는 51%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하지만 최근 유가 하락으로 손실이 발생, 이에 대한 손실분을 4분기 실적에 상당부분 반영할 것이란 것이 소문의 중심이었다.
이어 사우디 손실 우려도 부각됐다. 삼성물산이 2011년 말 수주한 2조3000억원 규모의 쿠라야발전과 관련해 공기 연장 등 여타 비용 발생 요인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건설담당 전문가들은 다소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A증권사 건설담당 애널리스트는 "패러랠 페트롤리엄의 경우 유가가 70달러선 이상에선 이익을 내는 구조라고 알고 있는데 현재 50달러까지 내려갔으니 어느정도 손실은 발생했을 수 있다"며 "다만 이런 경우 평균 유가 개념을 쓰기 때문에 10년 평균 유가를 50달러로 가정할 수는 없고 손실분에 대한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 등 타당성 여부에 대해선 좀더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사우디 손실 우려에 대해서도 "앞서 대림산업이 사우디에서 적자가 터지면서 사우디 현장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그럴 경우 이는 삼성물산 뿐 아니라 건설사들 전반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B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섬물산과 패러랠 페트롤리엄은 장기계약 형태로 돼 있다. 앞으로 남은 기간이 있는데도 현 시점에서 손실을 반영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라며, 다만 "사우디 건은 추가비용 발생 가능성은 있지만 지금까지 수차례 삼성물산에서 관련된 손실이나 부실을 인정한 적은 없었다는 점에서 손실이 날 경우 시장쇼크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코멘트했다.
결국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나돌았던 루머에 대해 삼성물산 급락 이유를 굳이 찾다보니 이 같은 억측이 나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들 역시 한 가지 단서는 달았는데, 그것은 바로 '지배구조 이슈'였다.
증권가에선 앞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속에서 합병을 앞둔 삼성물산이 의도적으로 실적을 망가뜨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흘러나온 바 있다.
C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평소 아이알(IR)을 하면서 최근 나온 사안들에 대해 손실 가능성을 일체 부인했던 삼성물산이 만일 4분기에 부실을 상당부분 털어낸다면 이는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된 것일 수 있다"며 "최근 합병을 앞두고 부실을 정리할 거란 얘기가 나온 적 있다"고 전해왔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내년 합병작업을 앞두고 4분기 부실 가능성을 다 털어 순이익이 적자까지 내려갈 것이란 얘기가 있지만 투자 관점에선 지금이 바닥 시점이 아닌가 싶다"며 "삼성전자와 SDS 지분가치만 보더라도 현재의 시총(약 8조원)을 크게 웃도는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삼성물산 4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가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대체로 1800억~2000억원 수준인데, 순이익은 최대 1840억원~668억원으로 편차가 컸다. 순이익 최대치는 삼성증권으로 1840억원을 예상했고 아이엠투자증권도 1510억원을 추정했다. 반면 키움증권과 현대증권은 각각 668억원, 792억원의 순이익을 예상했다.
순이익 최저치를 추정한 라진성 라진성 연구원은 "4분기에 통상 법인세율이 높게 나오기 때문에 이를 감안한 수치"라며 "삼성물산은 3분기에도 61.5% 수준의 법인세율이 적용됐었다"고 설명했다.
![]() |
<자료 : 에프앤가이드 제공, IFRS 연결기준> |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