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 유럽 앱·러시아 아이폰 판매 가격 올려
[뉴스핌=김민정 기자] 세계적인 '수퍼달러' 현상에 미국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도 애플이 사상최대 실적을 냈다. 달러 강세로 이익이 줄긴 했지만 달러 대비 통화 약세가 예상되는 지역에서 가격을 인상해 이를 상쇄했다.
애플은 27일(현지시각) 지난 12월로 끝난 1분기 순익이 180억달러로 2013년 같은 기간보다 38%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달러 강세는 프록터앤갬블과 화이자, 듀퐁 등 해외 매출 비중이 큰 미국 기업들의 수익을 갉아먹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수익의 반 이상을 해외에서 거둬 들인 애플은 환율 헤지와 러시아에서의 아이폰 가격 인상, 캐나다와 유럽에서의 모바일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앱) 가격 인상으로 강달러에 의한 손실을 만회했다.
애플은 루블화가 폭락하면서 러시아에서 판매하는 아이폰6 가격을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25%, 35% 인상했다. 이에 따라 아이폰 6 16GB(기가바이트) 제품 가격은 5만3990루블(약 106만원)이 됐다.
러시아에서 판매하는 앱스토어의 기본 앱 가격도 34루블에서 62루블로 88%나 인상했다.
달러 강세 전망에 따라 애플은 유럽연합(EU), 노르웨이, 캐나다에서의 앱 구매 가격도 올렸다. 캐나다달러와 유로화가 미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앱 기본 구매요금은 캐나다에서 0.99캐나다달러에서 1.19캐나다달러로, 유럽에선 0.89유로에서 0.99유로로 인상됐다.
물론 애플도 강달러로 인한 손실을 완전히 빗겨간 것은 아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환율 영향이 아니었다면 1분기 매출액은 5% 정도 더 늘었을 것”이라며 “헤지 비용으로 이익마진도 1%p(포인트) 줄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