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BOJ 양적완화로 미 금리인상 따른 유동성 위축 없을 것"
[뉴스핌=우수연 기자] "정책적인 변화에 큰 영향을 받을 중국과 인도 증시를 상당히 좋게 보고 있다. 채권 시장에서는 넘치는 유동성이 미국 하이일드·아시아 신흥국 국채 등 고금리 채권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JP모건자산운용코리아 기준환 본부장)
지난 22일 기준환 JP모건자산운용코리아 본부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2015년 1분기 JP모건 글로벌 시장전망' 설명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주장했다.
그는 올해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 전반적인 주식시장 전망도 밝아졌다며 특히 중국과 인도 증시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채권시장은 미국 금리인상이 단행되더라도 수급상 풍부한 유동성으로 지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 정책기조 변화로 중국·인도 증시 수혜
기 본부장은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가 2년 4개월만에 금리인하를 단행하기 시작하면서 정부의 정책기조가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올해도 적어도 두 차례 이상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지준율 인하도 전망했다.
그는 "여타 선진국들이 양적완화를 시작한 2010년 무렵 중국은 버블을 잠재우기 위해 긴축정책을 시작했기 때문에, 이 기간엔 주식시장이 좋을 수가 없었다"며 "작년 11월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중국정부의 정책 기조의 변화가 (중국)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주게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신용시장이 국내총생산(GDP)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증가율 기준)은 중국 주식투자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한 때 20% 넘게 연간 성장을 하던 나라가 성장률이 6%대 후반으로 둔화됐지만, 이도(올해 성장률 6.8% 예상)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라며 "정책 기조가 성장률을 포기하더라도 내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에 (성장률 둔화를) 부담스럽게 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모디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는 인도 시장도 눈여겨 볼 투자처로 지목됐다. 기 본부장은 "모디 총리가 취임한 이후 개혁정책들이 현재 실효성을 보이는 중이며, 유가하락으로 금리 인하의 여지도 생겼다"며 "브릭스 국가중에서는 중국과 함께 인도의 전망을 밝게 보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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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기준금리(RP금리)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자료=JP모건자산운용> |
특히 인도는 최근 유가하락으로 유류보조금을 낮추는 대신 재정지출을 인프라 등 생산성이 높은 부문에 투자할 수 있게돼 정책 여력이 확보됐다는 설명이다. 또 유가하락으로 대표적인 석유 수입국인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물가상승 압력이 약화됐고, 따라서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고 해석했다.
지난 15일 인도중앙은행(RBI)은 기준금리를 7.75%로 25bp 인하했다. 인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난 2013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라구잠 라잔 RBI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고 유가가 하락하고 있으며 수요가 부진해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를 줄 여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 넘치는 유동성, 결국 亞국채·美 하이일드 채권으로
한편, 올해 미국이 국채발행을 줄일 예정이나 유럽과 일본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늘리면서 글로벌 시장 유동성은 작년보다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기 본부장은 "지난해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로 줄였던 규모보다 올해 ECB나 BOJ에서 더 많은 양의 유동성이 공급되지 않을까 싶다"며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예상됐던 유동성 위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같이 넘쳐나는 유동성은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미국 장기채나 하이일드·아시아 국채 등 고금리 채권으로 흘러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미국 금리인상으로 단기채는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나 미국 장기채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며 상대적인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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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채권 투자기회(2014년 12월 31일 기준) <자료=JP모건 자산운용> |
기 본부장은 "저금리 기조에서 일정한 수준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려면 하이일드나 이머징 마켓 채권 등 고금리 자산으로 자금이 몰릴 수 밖에 없다"며 "다만 단기적으로 수익률 평탄화(장기채의 상대적 강세)가 나타난 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가하락으로 에너지 관련 기업 부도율이 높아지며 하이일드 채권이 조정받고 있으나, 유가가 반등하게 되면 벌어졌던 스프레드가 축소(가격 상승)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유가하락으로 피해야할 자산으로 하이일드 채권이 꼽히고 있는데, 현재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한다면 에너지 관련 비중을 축소해서 들어가야 하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에너지 기업을 제외하면 전체 하이일드 채권 발행 기업의 부도율은 1% 미만으로 매우 낮고, 최근 유가 급락으로 저평가된 측면도 있으며 미국 경기도 회복되면 펀더멘털상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