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주환원도 무의미"
[뉴스핌=김선엽 기자] 국가대표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주친화책이 상반된 결과를 낳고 있다. 두 기업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를 나란히 발표한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꾸준하게 상승한 반면 현대차 주가는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6일 삼성전자는 2015년 2월까지 총 2조2193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방안을 발표했다. 또 12월 19일에는 전년 대비 배당 규모를 30~50% 늘릴 계획이다고 공시했다.
그동안 주주환원에 인색했던 삼성전자가 그동안의 경영성과를 주주들과 공유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함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상승 흐름을 연출했다.
최근 1년간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상승률 추이<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반면 한전부지 고가매입 논란으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진 현대차 역시 작년 11월 11일 총 4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방안을 발표했다.
또 12월 24일에는 2014년 결산배당 규모를 지난해보다 확대하고 2015년도에 중간배당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 발표 직전인 11월 10일 16만6500원이던 현대차 주가는 전일 기준 17만1500원으로 3% 상승에 그쳤다. 이는 배당 확대책 발표 직전인 12월 23일 주가와 같은 수준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처럼 두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는 이유로 결국 업황과 실적을 꼽는다. 실적이 뒷받침됐는지 여부가 주주달래기 정책의 약발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KB투자증권 이가근 연구원은 "자사주 배당 외에도 1월 초에 발표된 삼성전자 잠정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켰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바닥을 찍으면서 회복세가 그려졌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무리 주주환원이라도 실적이 안 나오면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아이엠투자증권 류연화 연구원은 "현대차의 신차효과가 약한 모습"이라며 "생산단가 자체는 그대로이나 판촉비 등 판매비용 증가가 예상돼 영업마진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배당 여부와 그 규모에 대해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현대차는 22일 오후 2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동시에 배당 여부 및 규모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