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꽁꽁 얼어붙은 소비에 백화점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백화점 시장 규모는 지난해 3분기의 반등도 잠시, 4분기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 한해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해졌다. 본격적 불황이 시작됐던 2013년에도 시장규모가 성장했던 것을 감안하면 시장 규모의 축소는 업계에 적잖은 충격이라는 평가다.
21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시장 규모는 약 29조5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년 대비 0.7% 감소한 수치다. 특히 소매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6% 성장한 359조원으로 전망되는 것과 비교하면 업계의 충격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백화점 시장 성장률이 소매시장 보다 낮아진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당초 국내 백화점 시장 규모가 31조2000억원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얼어붙은 소비의 영향이 백화점 시장에도 본격화 됐다는 판단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주요 백화점들이 모두 식품관 리모델링 및 상시 할인으로 소비자를 이끌었지만 소비 침체로 인한 매출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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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의 식품관. |
백화점업계는 최근 급부상한 중국 관광객 소비를 소화하기 위해 가을 정기세일을 앞당기는가 하면 다양한 경품까지 동원했다. 실제 지난해 여름세일 당시 롯데백화점은 역대 최대 규모인 10억원 경품을 내걸었고 현대백화점은 CMA 1억원의 통장을, 신세계는 100만명에게 100억원 규모의 경품을 내놓으며 맞불을 붙였다.
아울러 '노 세일' 브랜드로 유명한 캐나다구스의 첫 세일이 진행 된 것도 바로 지난해다.
백화점 내부적으로는 소비자를 끌어당기기 위한 식품관 리뉴얼이 전면적으로 진행됐다.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3월 본점의 식품관을 리뉴얼 한 것을 시작으로 5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월 신세계 본점이 각각 리뉴얼했고 각종 맛집을 유치하면서 소비자 몰이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백화점의 노력이 의미가 없었던 것만은 아니다. 이미 식품관은 백화점의 간판으로 급부상했고 방문객을 늘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얼어붙은 소비를 녹이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분위기가 올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 백화점 업계의 새해 첫 세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일제히 감소세를 보였다.
백화점 업계에서 활로 찾기에 분주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의 저성장 기조로 인해 온라인 채널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그나마 성장세가 높은 아울렛 출점을 늘려가고 있다”며 “하지만 아울렛 출점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백화점 업계의 새 먹거리로 꼽히는 아울렛 시장은 유통업계 중 유일하게 두자릿수 성장하는 곳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올해 아울렛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10% 이상 성장한 12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