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서 9.1% 성장..한국·미국·유럽 시장과 대조
[뉴스핌=송주오 기자] 현대기아차가 브릭스(중국·브라질·인도·러시아) 시장에서 판매 증가와 점유율 확대에 모두 성공했다. 판매는 늘었지만 점유율이 하락한 국내와 미국, 유럽 시장과는 대조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브릭스 시장에서 9.1% 성장하며 281만3805대를 팔았다. 2013년 10.8%이던 점유율도 지난해 11.1%로, 0.3%포인트 늘었다. 현대기아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포인트 증가한 35.1%에 달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루블화 폭락으로 환율 폭탄을 맞은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전 시장에서 판매량과 점유율이 상승했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지난해 176만여대를 팔아 11.9% 급성장했다. 앞선 해인 2013년(157만여대)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20만여대 늘어났다. 현대차 랑동(국내명 아반떼MD)과 투싼iX, 기아차 K2, K3 등 전반적으로 전 모델이 골고루 인기를 끌며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량 증가는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정보센터(SIC)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수요는 2652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2018년에는 3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기아차가 오는 2018년까지 중국 공장을 증설해 27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인도 시장에서는 i20, 엑센트 등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8.3% 성장한 41만1471대를 판매했다. 브라질에서는 전략모델 'HB20'과 월드컵 마케팅 효과가 나타나며 7.8% 성장했다. 브라질 상위 10개 업체 가운데 1% 이상 판매가 증가한 업체는 현대기차와 토요타 뿐이다.
반면 국내 시장에선 점유율 70% 벽이 깨졌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15만여대를 팔아 점유율 69.2%로 집계됐다. 현대기아차가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 70% 밑으로 떨어진 건 1998년 합병 이후 처음이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하락은 수입차의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은 2013년보다 25.5% 증가한 19만6359대를 팔아치웠다. 점유율도 11.8%로 늘었다. 수입차업계는 올해도 10%대의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판매는 늘었지만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130만5952대로 직전해(125만5962대)보다 5만대 가량 더 팔았지만 점유율은 8%에서 7.9%로 떨어졌다.
이같은 모습은 유럽 시장에서도 연출됐다. 유럽 시장에서 지난해 약 78만대를 팔아 2013년 76만1750대보다 판매량은 늘었지만 점유율(6.2%→6%)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 연출은 엔저로 무장한 일본 메이커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폭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의 격전지인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4% 성장에 그쳤지만 경쟁사인 닛산은 3배에 가까운 11% 성장했다. 결국 현대기아차는 닛산과 순위를 맞바꿔 7위로 내려앉았다. 스바루와 미쓰비시 등도 20%를 상회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주력 모델의 선전은 위안거리다. LF쏘나타를 출시한 효과로 미국 내에서 쏘나타의 총 판매량 6.5% 늘어난 21만6936대를 기록했다. 기아차도 K5(현지명 뉴옵티마)와 쏘울, 쏘렌토가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엔저 여파로 해외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의 판매가 늘었다"면서 "그 영향으로 판매가 크게 늘지 않아 시장점유율이 다소 하락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800만5152대를 팔아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는 5번째로 800만대를 돌파했다. 올해는 820만대 판매를 목표로 설정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