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롯데그룹 장자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롯데의 주요 직책에서 모두 해임됐다.
일본 롯데그룹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는 전날 임시주주총회에서 신 전 부회장을 해임했다고 9일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이에 앞선 지난해 12월 롯데홀딩스 자회사인 롯데, 롯데상사, 롯데아이스 등 3개 회사의 임원직에서 해임된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이 해임된 롯데상사 사장직은 오랜 기간 신 총괄회장을 보좌해온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이 맡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의 한국 롯데 계열사 직책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신 전 부회장은 호텔롯데와 롯데상사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이 직책마저 해임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호텔롯데의 경우 롯데쇼핑(8.83%)을 비롯해 롯데칠성(5.92%), 롯데제과(3.21%) 등의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며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어 신 전 부회장을 해임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호텔롯데 뿐만 아니라 롯데상사 사내이사와 롯데알미늄 고문 자리도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한국 주요 롯데계열사 지분을 비슷한 규모로 나눠 갖고 있다. 최대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동주-동빈' 형제가 나란히 13.4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롯데제과는 신 회장이 5.34%, 신 부회장이 3.92%를 보유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롯데제과 주식을 일곱 차례에 걸쳐 사들이며 지분율을 3.69%에서 3.92%로 높여 형제 간 지분 경쟁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롯데제과는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알미늄→롯데제과', '롯데제과→롯데쇼핑→대홍기획→롯데제과' 등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한국 사업을 맡고 일본은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경영을 맡는 안정적인 후계구도를 갖췄다고 평가돼 왔다. 그러나 이번 해임을 계기로 신 전 부회장이 사실상 롯데그룹 후계구도에서 밀려나고 사실상 신동빈 회장 독주체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신 부회장이 '사임'이 아닌 임시 이사회를 통해 계열사에서 연달아 '해임'된 것은 신 총괄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 총괄회장은 여전히 경영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의 해임은 사실이지만 해임 의미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