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해외 부채부터 위장된 무역금융까지 위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1조달러에 이르는 중국 해외 부채가 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내년 달러화가 강세 흐름을 지속하는 한편 위안화가 낙폭을 약 6%로 확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헤지 없이 레버리지에 의존한 눈덩이 부채가 말썽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와 함께 기업들의 달러화 레버리지 여신이 막히면서 부풀려진 수출액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출처:월스트리트저널] |
중국 기업들은 20%의 보증금을 제시한 뒤 국내 은행을 통해 신용장을 개설한 뒤 이를 이용해 홍콩을 중심으로 해외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고 있다. 이 같은 형태의 거래를 통해 저금리의 달러화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외환시장 전문가들이 내년 달러화 하락 베팅을 본격 청산, 달러화가 보다 강한 상승 탄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국 위안화는 하락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점이다.
다이와 캐피탈 마켓은 2008년 이후 달러화 캐리트레이드가 1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트레이더들이 이를 청산할 때 달러화를 끌어올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반면 올해 3%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위안화는 내년 낙폭을 5.8%로 확대할 것이라고 다이와는 내다보고 있다.
해외 은행에서 달러화를 대출 자금을 확보한 중국 기업들은 이를 국내 은행에 담보로 더 큰 규모의 대출을 받아내고 있다. 달러화 대출로 레버리지를 일으키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자금 중 상당 부분이 하이일드 본드를 포함한 위험자산에 투입됐다.
공격적인 투자로 수익률을 올린 뒤 대출 원리금을 상환한다는 것이 중국 기업의 계산이지만 내년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경고다.
UBS의 스티븐 앤드류 아시아 은행 리서치 헤드는 “중국 기업의 투기적인 레버리지와 공격적인 위험자산 베팅이 지금까지 매끄럽게 지속됐지만 내년 상황이 급반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이와의 케빈 라이 이코노미스트는 “값싼 달러화 자금이 홍수를 이룬 데 따른 부작용이 본격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며 “2008년 양적완화(QE) 시행 이후 체결된 1조달러의 캐리 트레이드 가운데 3800억달러가 중국으로 유입, 무역을 포함한 상업적 자금 거래로 둔갑했다”고 주장했다.
달러 캐리가 청산되고 달러화 상승이 이어지면서 부풀려진 무역 금융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는 얘기다.
라이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수년간에 걸쳐 중국 기업들은 고수익률을 앞세워 달러화 유동성을 흡수했다”며 “겉보기에 정상적인 무역으로 보이는 자금 거래의 상당 규모가 실제로는 위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사빈 바워 애널리스트는 “중국 현지 은행권에 위기가 발생할 경우 즉각 홍콩 은행권으로 파장이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