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세금 환급=이자'로 여겨
[뉴스핌=한기진 기자] 서울 성북구에 사는 30억원대 자산가 김 모(50)씨는 최근 하나은행 PB센터를 찾았다가, “13.2% 이자율을 주는 상품과 다름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갸웃했다. 단골 PB는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에 대한 연말정산으로 52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어 작은 금액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이자로 여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금리로 원금손실을 걱정하는 재테크 상황에서 연말정산으로 환급 받는 세금을 이자소득으로 여겨야 한다는 조언이다.
수십 억원대 자산가에게 100만원도 안되는 돈은 매우 적어 보이지만, PB들은 “1원이라도 절세할 수 있으면, 이자소득이라고 생각하라”고 말한다.
최근 실질 금리 마이너스 시대 속에, 고액자산가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 연말정산도 꼼꼼히 챙기는 대표적인 사례다.
◆ 연금쌍두마차 ‘개인연금+퇴직연금’으로 세금 92만원 돌려받아
연금저축계좌는 퇴직연금계좌와 함께 연말정산에서 세금공제를 받는 유일한 연금상품이다. 두 상품의 납입액을 합쳐 연간 400만원 한도에서 납부금액의 13.2%(지방소득세 1.2%)를 세액 공제된다.
가령 연금저축계좌는 지난해부터 납입 한도가 분기당 300만원(연간 1200만원)에서 연 1800만원으로 늘었는데, 최대 한도를 납입해도 퇴직연금과 합하기 때문에 공제는 400만원까지만 된다.
내년부터는 공제한도가 확대돼 늘어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에 추가 납입하는 금액을 합쳐 공제한도가 추가로 연 300만원이 늘어나 총 700만원에 대해 세액 공제된다. 이럴 경우 연말정산 시 최대 92만4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DB(확정급여)형 가입자는 회사가 가입한 상품이므로 추가 불입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IRP(개인퇴직계좌)를 추가로 만들어 납입하면 된다. DC(확정기여)형 가입자는 기존 퇴직연금에 추가 납입하면 된다.
하나은행 모 PB는 “부자도 세액공제에 매우 민감하고 생존재테크시대에는 세금 공제를 이자를 주는 상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 “올해 안에 세금우대종합저축 무조건 가입해야”
PB업계에서 절세와 관련 가장 주목하는 상품은 ‘세금우대종합저축’으로 올해까지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가입하라”고 조언한다. 세금우대저축은 만20세 이상일 경우 1000만원까지, 60세 이상은 3000만원 한도까지 이자에 대해 9.5%의 저율로 분리과세하는 상품으로 내년부터는 가입이 불가능하다
만기를 최대한 길게 설정해 일단 가입만 하고, 납입은 천천히 하라고 권한다. 가령 만기를 30년으로 설정하고 필요할 때마다 입금해, 예적금뿐만 아니라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된다.
무주택자들은 주택청약종합저축 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소득 공제 한도가 2015년부터 120만 원에서 240만 원으로 2배 늘어난다. 이 상품은 연봉 7000만원 이하 근로자인 무주택 세대주만 가입이 가능하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불입금액의 40%까지 소득공제되므로 2015년부터는 최대 96만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집을 살 계획이 없더라도 무주택자들은 소득공제 혜택과 이자 소득을 목적으로 활용해도 된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