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크지 않지만 모바일 시장서 지배력 유지 효과
[뉴스핌=김선엽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모바일 결제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기존 고객의 '락인(Lock-in, 고착)'을 강화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기존 매출액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은 수수료 자체를 노리기보다는 기존 사용자들을 계속 묶어둬 모바일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하기 위한 전략이란 것.
LG경제연구원 김종대 책임연구원과 정재훈 선임연구원은 14일 '수조원 모바일 결제 시장에 수백조 매출 기업들이 뛰어드는 이유'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전세계 모바일 결제 금액은 2017년 약 790조원까지 확대되지만, LG경제연구소는 전 세계 모바일 결제 수수료 규모는 2.5~5조원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 저자들은 "스타트업들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글로벌 ICT 강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여겨지기는 어려운 수준의 규모"라고 판단했다. 수백조원의 매출을 기록 중인 세계적인 ICT 강자들이 수수료만을 위해 결제서비스 시장에 진입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최근 글로벌 ICT 강자들이 결제 서비스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주력 ICT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차별화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했다.
예컨대 애플페이를 통해 모바일 기기의 판매를 확대하고 기존 고객들을 지속적으로 락인(Lock-in)시키며, 웨어러블 기기와 같은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다는 점과 이용 가능한 기기를 애플의 모바일 기기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이 애플페이의 편리한 사용자 경험에 익숙해진다면, 애플 모바일 기기의 지배력은 더욱 확고해 질 것"이라며 "아이폰을 사용하던 고객에게 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존 페이먼트의 경우도 수수료 자체보다는 확대되는 O2O(Online-to-Offline) 시장에서 아마존의 입지를 넓히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구글월렛의 경우, 결제 서비스로부터 개인별 구매 정보 등의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개인의 검색 정보, 위치 정보, 소셜 정보 등과 함께 분석하여 마케팅에 유용한 정보와 맞춤형 광고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저자들은 "이처럼 글로벌 ICT 강자들은 촉매제로서 결제 서비스의 가치를 인지하고 자신들의 주력 제품 또는 서비스의 가치를 차별화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라며 "이러한 추세는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