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금리 급등 및 관련 펀드 자금 썰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 폭락의 파장이 정크본드 시장을 강타했다.
발행 금리가 18개월래 최고치로 뛴 가운데 이달 들어 발행 규모가 3년래 최저치로 급감했고, 관련 펀드에서는 자금이 썰물을 이루고 있다.
돈잔치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정크본드 시장이 최근 수개월 사이 냉각되는 조짐이 두드러지는 것은 국제 유가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크 등급의 석유 업체들이 회사채 및 대출 원리금 상환에 난항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가 연이어 나오면서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팔자’가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12월 정크본드 시장은 2.47%의 손실을 기록했고, 이에 따라 연초 이후 수익률이 1.47%로 위축됐다. 특히 12월 손실은 지난해 6월 이후 최악의 실적에 해당한다.
올들어 정크본드 발행 규모는 3531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12월 발행은 2011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줄어든 상황이다.
국제 유가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를 깨고 내려간 데다 글로벌 경기가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어 정크본드의 발행자와 투자자 모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얘기다.
유가 하락이 에너지 업계를 먼저 강타한 데 이어 1조3000억달러 규모의 전체 정크본드 시장으로 파장을 미치고 있다고 투자가들은 지적했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리아즈 하이드리 하이일드 채권 헤드는 “유가를 포함한 상품 가격이 급락하면서 관련 업계 뿐 아니라 정크본드 시장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11일 배럴당 59.95달러로 거래를 마감, 5년여만에 60달러를 깬 데 이어 12일 장중 3% 이상 추가 하락했다.
웰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마기 파텔 머니매니저는 “정크본드의 모멘텀이 크게 꺾였다”며 “과잉 공급 문제가 이미 자리잡고 있는 데다 경기 둔화 우려가 점차 고조되고 있어 투자 심리가 냉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조사 업체 리퍼에 따르면 지난주 하이일드 본드 펀드에서 18억9000만달러에 이르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0월 초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고조,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더욱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알리안츠 번스타인의 마이클 소르 머니매니저는 “정크본드에서 손실이 발생하자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자금 흐름이 반전을 이룰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모간 스탠리는 투자자들이 내년에도 고수익률을 추구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이로 인해 정크본드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