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실적 호조..SK이노베이션ㆍSKT 쌍두마차 부진
[뉴스핌=정경환 기자] SK그룹 정기 임원인사가 이르면 내일(9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는 지난 10월 열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취지가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계열사별 실적에 따라 경영진들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8일 SK그룹에 따르면, 그룹 정기 임원인사가 이번 주 중으로 단행될 예정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보통 12월 중순에 실시돼 왔던 정기 임원인사가 올해는 다소 빨라질 것 같다"며 "이번 주 내로 (인사가) 발표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주 금요일(12일)에 발표된다는 얘기가 있었으나, 그보다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정확한 발표 시기는 알지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정기 인사 단행이 임박한 가운데, SK그룹이 이번 인사에서 그 폭을 얼마나 크게 할지가 관심이다.
일단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장기 부재로 인해 이번 인사에서 큰 폭의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인사 전반을 들여다 보긴 하지만, 오너의 공백을 무시할 순 없는 까닭이다.
하지만, 주력 계열사들의 경영 악화로 물갈이 인사 등 인적 쇄신에 대한 내부 목소리 또한 작지 않다. 이에 따라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에 대해서는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대대적인 문책 인사와 관련, 이 같은 전망은 이미 두 달 전부터 예고돼 왔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10월 말 진행된 CEO 세미나에서 현재의 경영상황을 심각한 위기 수준으로 진단하고 내년에는 강력한 사업구조 재편작업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지난 CEO 세미나에서의 취지가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에 호실적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SK하이닉스에는 보상 차원의 승진 인사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반대로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등 실적 부진을 겪는 계열사에는 대대적인 문책성 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3조442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6% 증가하면서 박성욱 사장의 유임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 2389억원으로 83.2% 급감, 대표인 구자영 부회장의 거취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1.1% 감소한 SK텔레콤의 하성민 사장은 구 부회장과는 달리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하 사장은 지난달 ‘SK창조경제혁신추진단’ 단장으로 선임되면서 그룹의 신임을 재확인, 이번 인사에서 유임 또는 승진할 것으로 가닥이 잡히는 모양새다.
그 외 SK브로드밴드와 SK네트웍스도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2.0%, 2.6% 줄면서 안승윤 대표와 문덕규 대표의 거취 또한 주목받고 있다.
경영실적 외 사업구조 개편 움직임도 이번 정기 인사에 적지않이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지난 CEO 세미나에서 "어떤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현재 위기는 물론이고 장래의 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으로 그룹의 체질을 개편해 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주력사업인 에너지∙화학과 ICT 사업이 경영 악화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2012년 인수한 반도체를 통해 사업구조를 혁신, 현재 그룹 위기 극복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것처럼 향후 사업구조의 획기적인 변화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그룹 차원 및 각 관계사 차원에서 강력하게 진행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